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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JP퇴장과 3金시대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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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JP퇴장과 3金시대 종언

입력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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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정계은퇴는 자민련의 4·15총선 참패 때 충분히 예견됐다. 하지만 그가 한국 정치를 4반세기 이상 주물러 온 3김시대의 마지막 현역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퇴장은 한 시대의 종언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4·15총선 민의는 정치권의 환골탈태를 주문했고, 구시대 정치의 골간인 3김정치는 청산의 대상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으려 했던 민주당이 몰락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기대려 했던 아들과 측근이 부산과 경남에서 배척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김 총재가 김대중·김영삼 두 김씨와 같은 반열에 놓일 수 있느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두 김씨는 박정희 독재에 목숨을 걸고 맞서 민주화 투쟁을 했지만, 김 총재는 두 김씨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주변상황에 힘입은 바 크기 때문이다. 군사쿠데타의 주역인 김 총재와 두 김씨를 한 묶음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총재가 3김시대의 한 축이 된 것은 절묘한 처신과 충청권의 지역적 지지를 기반으로 선택의 고비마다 캐스팅 보트를 쥐었기 때문이다. 1990년 3당 합당을 도모했고, 1996년 총선에서는 '핫바지론'으로 충청권의 지역정서를 자극해 세(勢)를 키웠다. 1997년 대선에서는 DJP연합으로 정권의 한 축을 담당했고, 총리를 맡아 2인자의 위치를 다시 누리기도 했다.

3김정치는 다양한 평가 속에서 공과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특히 두 김씨는 산업화세력의 대칭인 민주화세력의 구심점이었지만 지역감정을 지지기반으로 했고 막대한 자금과 조직동원이 필요한 계보정치를 함으로써,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총재의 정계은퇴는 한국정치가 명실상부하게 새 지평으로 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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