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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애인의 날 /"독립연대 팀장" 뇌성마비1급 김동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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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애인의 날 /"독립연대 팀장" 뇌성마비1급 김동수씨

입력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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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애인의 날. 장애인들의 권익보호 단체인 '중증장애인 독립연대' 김동수(37) 팀장의 별명은 '장애인을 돕는 장애인'이다. 뇌성마비 1급이어서 손과 발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말도 어눌하지만 매일 아침 서울 효창동 독립연대 사무실로 출근하자마자 전동휠체어를 타고 시내로 나선다. 그는 정부부처에서 동사무소까지 관공서를 이 잡듯 찾아 다니며 장애인들의 이동을 막는 시설의 개선을 요구한다.

작은 잡지사에 다니던 그가 이 고역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4월 어느날 회사 창 밖에 펼쳐진 광경이 계기가 됐다. 왁자지껄한 소리에 놀라 창 밖을 내다보니 '장애인이동권연대' 회원들이 "이동권은 장애인 독립의 시작"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비장애인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이 모습이 김씨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도처에 깔린 계단과 높은 문턱, 좁은 복도는 그가 학교에 갈 수 없도록 만들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특수학교에 다닐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 그는 나이 서른이 되도록 장애인은 원래 그런 것이려니 생각하고 집안에 죄수처럼 갇혀 지냈다. 그런데 이날 장애인들이 외치는 구호를 통해 장애인에게 이동의 권리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김씨는 3년 동안 다니던 첫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독립연대 사무실을 찾아가 장애인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섰다. 당연히 그가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한 것은 장애인 이동권의 확보. 여러 해 동안 몸소 겪어왔던 일이지만 관공서를 돌아다녀보니 우리 사회의 장애인 이동권 제약은 무척 심각했다. 휠체어용 경사로와 승강기가 설치된 시설은 열 중 하나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았다. 어느 동사무소에서는 50도가 넘는 경사로를 오르려다 전동휠체어가 뒤로 미끄러지는 바람에 큰 사고를 당할뻔한 적도 있었다. 김씨는 그때마다 시설 관리자와 공무원들을 찾아가 더듬거리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에게 고마움을 전달하는 장애인들에게 항상 "당신을 도우면서 제 자신이 새 삶을 얻었다"고 말한다. 장애인도우미 역할은 그에게는 사는 가치를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즐겁게 남을 돕는 일을 하면서 김씨에게는 경사가 겹쳤다. 2월 같은 뇌성마비 장애인인 김순화(31)씨와 결혼한 것. "제빵 일을 하는 아내도 다행히 뜻을 이해해 줘 큰 원군을 얻은 기분"이라는 김씨는 "장애인들도 자유롭게 교육 받고 직장 다니는 그날까지 열심히 뛰어다닐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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