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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바른" 엘리트와 대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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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바른" 엘리트와 대중이 없다

입력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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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 년간의 우리 사회를 보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혹자는 민주주의는 시끄럽기 마련이고, 이것이 선진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미 한국 사회는 부흥의 동력을 잃었다고 감히 진단한다. 많은 식자들 역시 한국의 부흥 가능성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우리와 다르게 대부분의 선진국은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가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만 달러를 넘었는지도 의식 못할 정도로 열심히 일하다 보니 어느 새 2만 달러에 도달해 있었다는 식이었다.

한 나라는 '바른' 엘리트와 '바른' 대중이 있을 때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에게 바른 엘리트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 엘리트 층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병역 기피와 이공계 기피 현상이 '그른' 엘리트를 웅변하고 있다. 엘리트 층의 이공계 기피는 병역 기피보다 오히려 심각한 문제다.

과거 엘리트들이 대학 입학할 때를 생각해 보면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지금 사회 분위기 기준으로는 순진하기 짝이 없는 선택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을 뛰어넘겠다", "공대에 진학해 우리나라 산업을 세계적으로 키우겠다", 이런 식이었다. 그래도 그런 순진하지만 바른 엘리트가 한국을 이만큼 성장시켰다.

그러면 현재 우리의 대중은 어떠한가. 역시 '그른' 대중이다. '그들만의' 민주주의로 무장한 대중이 상시적이고 집단적인 힘을 행사하여 온 나라를 좌지우지한다. 현재 우리의 문제는 엘리트가 대중을 도덕적으로 이끌고 제어할 힘을 잃어 버렸다는 데 있다.

엘리트와 대중으로 구분하는 것은 다른 갈등을 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느 사회나 엘리트 층이 이끌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를 부정하는 것이 훨씬 부자연스럽다. 양자 간에는 분명한 역할 분담이 있고, 한 개인이 엘리트가 되지 못했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다. 선진국일수록 이러한 역할 분담이 합리적으로 되어 있어 엘리트는 엘리트대로 대중은 대중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음을 본다. 보통 사람들은 굳이 힘들게 엘리트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그 능력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보통 사람들은 대중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모두가 엘리트에 편입되려고 안달하는 한국 사회는 그래서 대다수가 불행하다.

우리 사회에 바른 엘리트와 바른 대중이 합리적으로 공존할 때 대한민국의 부흥은 절로 찾아올 것이다.

/이복주 단국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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