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여년간 폭격기와 전투기 등의 포탄투하와 기총사격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됐던 경기 화성군 우정면 매향리의 미 공군 쿠니사격장이 내년에 폐쇄될 것으로 보인다.국방부는 18일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매향리사격장의 한국 인수에 합의했고, 2005년 8월까지 사격장을 인수한다는 내용의 관리임무 전환 및 폐쇄에 관한 이행계획서를 2월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향리사격장 등 공지(空地) 사격장 관리권 이양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한국군 단독경비,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 등 한반도에서 한국군의 국방책임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양국이 합의한 주한미군 10개 특정임무 전환에 포함된 내용이다.
국방부는 올해 안으로 매향리사격장 인수를 위한 별도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내년에 사격장을 미 공군으로부터 인수하는 대로 완전 폐쇄를 적극 검토하기로 해 한국전쟁 발발 직후부터 계속됐던 매향리사격장의 포성은 54년만에 역사 속으로 살아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쿠니사격장을 대신해 매향리 농섬과 해안 사이에 인공섬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거액의 예산이 소요되고 어민피해도 예상돼 취소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매향리사격장 대신 강원 영월지역에 위치한 한국 공군의 필승사격장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향리 일대 육상 53만평과 농섬 곡도 등을 포함한 해상 666만평 등 총 719만평 크기인 쿠니사격장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부터 사격훈련이 실시됐으며 54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사격장으로 공식 조성됐다.
그동안 인명피해와 소음·가옥·가축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사격장 폐쇄를 요구해왔고 미국 반전운동가 브라이언 윌슨씨가 매향리 사격장에서 열화우라늄탄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해 국민적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주민 14명이 98년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정부가 올해 4월 1억4,000만원을 지급한 뒤 현재 주한미군과 배상금 분담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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