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산 지가 2년째이다. 이제 한국 사회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다. 한국에 오기 전에 내가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무척 걱정했다. 인도 신문의 국제면을 펼칠 때 나타나는 한국의 시위 장면을 보면서 걱정은 증폭됐다. 그렇지만 이 같은 우려와는 달리 나는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친절하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고 있다.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처음 발을 디디면서 나는 한국인의 정과 따뜻한 마음씨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한국의 새로운 직장에서 강의를 해야 했고, 수업을 위해 많은 책이 필요했다. 또한 기온이 급강하하는 캐나다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한국이 얼마나 추운지 몰라 두꺼운 옷들도 많이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실은 짐이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170㎏이었다. 당연히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
세관에서는 통관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광주에 내려갔다 다시 오라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그냥 기다리기로 했고, 다행히 항공사 직원들은 나를 세관 사무실로 안내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항공사 직원들은 무려 6시간 동안 아무 싫은 내색 없이 도와주었다.
인도를 포함한 대부분의 아시아권 항공사 직원들은 승객에게는 덜 친절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가 인천공항에서 받은 도움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친절한지를 느끼게 해 준 첫 번째 경험이었다. 지금 나와 내 가족이 살고 있는 광주지역 사람들은 친밀해지자 나에게 무언가 도와줄 일이 없는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점 직원들은 나와 내 아내가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것에 대해 비웃거나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나는 이방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노상강도의 표적이 되곤 했다. 무엇보다 치안이 불안해서 저녁이면 외출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데 나는 저녁에도 가족들과 아무런 걱정 없이 나들이를 하곤 한다. 은행 통장을 당일에 개설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나는 많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절망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들은 "우리 사회는 미래가 없다"면서 해외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나는 그런 분들에게 한국은 장점이 많은 나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은 자기가 평소 누리는 혜택에 대해서는 간과하기 쉽다.
/루프 제인 인도인/광주과학기술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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