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의 참모인 김영태 역으로 사랑 받았던 중년배우 박영록(43)이 '잊지말자 영원히'를 타이틀 곡으로 한 트로트 음반을 내고 가수로 데뷔했다. "연기자로 이제 막 얼굴을 알린 참인데 노래까지 시작해, 이도 저도 안 되면 어쩌나 걱정"이라면서도 그는 자신의 이름 석자가 박힌 데뷔 음반을 바라보며 뿌듯해 했다."제 원래 꿈이 가수였다는 거 아닙니까." 울산 출신으로 1980년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을 당시, 그의 꿈은 연기자보다는 가수였다. 하지만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고, 단역 배우를 전전했다. 그러면서도 무대에 서고픈 열망을 버리지 못한 그는 이따금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했다.
25년 동안 품어 왔던 가수의 꿈을 이룬 계기는 드라마 '야인시대' 덕이다. 드라마가 끝나고 출연진과 함께 출연한 오락 프로그램에서 노래실력을 뽐낸 것이 소문이 나 음반 제작 제의가 들어 온 것. 음반 발매 후 최근 iTV 성인가요 베스트 30, SBS 가요쇼 등 성인 가요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했고, 그때마다 프로 가수에 뒤지지 않는 노래 실력과 무대 매너로 중년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사실 노래할 때가 연기할 때에 비해 더 행복합니다. 연기가 여러 명이 함께 하는 작업인 데 반해, 혼자 관객을 이끌어 가는 가수는 진정한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가수의 꿈을 이뤄 기쁘고 데뷔 음반이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소망도 있지만, 당분간은 이제 막 물이 오른 연기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사실 '야인시대' 끝난 후 시트콤에서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정통 연기도 아직 어설픈 터라 연기력을 더 탄탄하게 쌓은 후 시도할 생각입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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