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한모(31·용인시 구성읍 마북리)씨는 최근 심각하게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출근시간때 3㎞남짓인 분당 오리역까지 가는데 30∼40분씩 걸리기 일쑤다. 분당 연결도로가 최근 4차선으로 확장됐지만, 1차선 도로밖에 없었던 4년 전에도 이 정도로 혼잡하지 않았다는 것이 한씨의 기억이다. 한씨는 "오전 7시 이전에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 판교IC까지 1시간 가까이 걸린다"며 "6월부터 죽전지구에 1만가구가 새로 입주하면 이 일대의 출근 전쟁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인구증가에 기는 도로확충
올초 인구 60만명을 넘어선 용인시는 4년째 전국 1위의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만5,756명의 인구가 늘어 2위인 고양시(2만4,432명)를 멀찌감치 따돌렸고, 이사철인 지난 달에만 1만6,142명이 새로 전입했다.
특히 올하반기까지 죽전 동천 신봉 신갈 구갈 등 택지개발지구에 2만3,568세대, 7만여명이 입주하는 등 2006년까지 3만가구, 9만여명이 유입돼 용인시의 인구는 올해 70만명, 2008년에는 85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 12만대 수준이던 자동차가 지난해 20만대를 넘었지만 도로여건은 사실상 그대로다. 상습정체 구간인 23번국도 기흥읍 신갈리∼수지읍 죽전동(편도4차선)의 경우 출근시간때 시간당 적정교통량(차선당 800대)의 3배 가까운 9,200여대의 차량이 통과한다. 광주 수원 용인방향의 차량이 합류하는 죽전삼거리(편도3차선)도 시간당 평균 4,900여대가 지나가고 나머지 주요 도로도 상황이 대동소이하다. 때문에 짜증나고 너무 힘겨운 출근길은 매일 계속되고 있다.
교통난 때문에 전출 러시
최근 6개월간 용인지역에 새로 공급된 아파트는 모두 9,000여 가구. 임시사용승인 물량까지 포함하면 1만여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기존주택 전입자 등까지 포함하면 용인시 전체에 8만5,000여명이 전입했다. 그러나 용인시를 떠난 인구는 무려 5만9,800명에 달해 순인구증가는 2만5,000여명에 그쳤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빠져나가는 가구도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올 2월 수지지구로 이사온 주민 심모(27회사원수지읍 상현동)씨는 "출근하려면 광역직행버스를 탈 수 밖에 없는데 새로 조성된 신봉지구, 동천지구를 모두 돌아나가기 때문에 강북에 있는 회사까지 2시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부모님을 설득해 이사 가거나,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안으로 풍덕천 사거리 고가차도 건설, 43번 국도 확장공사 등을 마칠 예정. 그러나 서울로 접속하는 남북 연결 도로가 1개(23번 국도)뿐인 상태에서 각종 도로확장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지우석 교통개발연구부장은 "서울과 달리 지하철이 연계되지 않아 승용차 이용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주면 심한 반발이 예상되고, 도로확장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일단 버스전용차로제의 확대, 신호 체계 개선 등을 통해 기존 도로의 효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인시는 지하철 분당선 연장(오리역∼죽전∼신갈∼수원), 용인 경전철(구갈∼동백∼용인시내)이 완공되는 2008년이 돼야 교통대란을 다소나마 해소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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