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침형 인간 되려면… 봄철이 제격이래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침형 인간 되려면… 봄철이 제격이래요

입력
2004.04.19 00:00
0 0

아침을 지배하는 자만이 세상을 얻을 수 있다?'아침형 인간론'이 세상을 휘어잡던 지난 겨울. 중년의 A씨는 기상시간을 3시간 앞당겼다. 일찍 일어나 새벽공기를 가르고 출근한 것까진 상쾌하고 뿌듯하기가 그지없었다. 문제는 업무가 시작된 후. 아침회의때는 물론, 오전 내내 꾸벅꾸벅 졸기가 일쑤였다. 결국 A씨는 며칠만에 '인생 바꾸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아침형 선풍이 불던 시절,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다. 수면주기는 타고나는 경향이 있어 바꾸기도 어렵거니와 요령 없이 의지만 불태운 탓이다. 하지만 "아침형 인간은 봄에 탄생한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한진규 교수는 "수면주기를 바꾸는 데에는 햇빛을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해 뜨는 시각이 앞당겨지는 봄철이야말로 아침형 수면주기를 만드는 최적기다"라고 말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형이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이냐는 부지런한 성품이나 의지에 달린 문제는 아니다. 수면주기는 뇌 시신경교차상부핵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학교나 군대처럼 엄격한 규율을 따라야 할 땐 억지로 주기를 조정하지만, 규율이 느슨해지면 제자리를 찾아온다.

그런데 아침형이 아닌 사람이 수면주기를 바꾸는 데에는 광선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잠을 자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햇빛이 눈을 통해 뇌로 전달될 때 잦아들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분비되기 때문이다. 즉 해를 보는 시각이 이를수록 밤에 잠드는 시간도 당겨진다. 하지만 겨울철엔 일찍 일어나봐야 3∼4시간 지나 해를 보기 때문에 수면주기 중간에 깨는 고역일 뿐이고, 낮에 피로와 졸림으로 고통을 받기 십상이다.

한꺼번에 3시간씩 기상시각을 앞당기는 것도 잘못된 방법이다. 햇빛이 수면주기를 앞당기는 신호로 작동하기 위해선 체온이 최저로 떨어진 시각 이후에 쪼여야 한다. 잠을 잘 때는 체온과 맥박이 모두 떨어져 일어나기 2시간 전쯤 최저가 된다. 이보다 앞서 햇빛을 쪼이면 오히려 잠자는 시각을 늦추게 된다. 결국 기상시각을 평소보다 2시간 이상 한꺼번에 앞당겨선 안 된다는 얘기다. 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조깅을 하는 것도 좋지 않다. 달릴 때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은 멜라토닌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바뀐 수면주기에 적응하려면 최소한 1∼2개월 이상은 지속돼야 한다. 하루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보다 두어달 여유를 갖고 10분씩 일찍 일어나는 게 좋다.

결국 한 교수의 조언을 요약하면 가장 이상적인 아침형 인간 만들기 전략은 '적응기간을 봄부터 6월 하지(夏至)까지 잡아서, 점점 일러지는 해 뜨는 시각에 맞춰 조금씩 기상시각을 앞당긴다'는 것이다. 세상을 얻는 방법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것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아침형 인간의 최대 적은 "낮잠"

봄철 아침 일찍 일어나더라도 낮에 졸면 무슨 소용이랴. 봄만 되면 춘곤증으로 나른하고, 몸이 처지고, 머리가 무거우며, 매사 의욕을 잃는 사람이 많다. 또는 다른 원인으로 인해 낮 졸림증이라는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명료한 낮을 보내는 것과 밤에 잘 자는 것은 같은 것이라교 말할 수 있다.

춘곤증 어떻게 잡을까

의사들은 춘곤증을 일시적 생리현상일 뿐 질병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춘곤증으로 인해 낮잠을 오래 자게 되면 밤잠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낮잠은 '아침형 인간 만들기'뿐만 아니라 수면건강을 해치는 최대의 복병이다. 때문에 전문의들은 "낮잠은 가능한 한 자지 않거나 또는 20∼30분으로 짧게 자고 오후 4시 이후엔 자지 마라"고 권한다.

춘곤증을 잡으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생활의 규칙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과 식사"라며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들을 조사해보면 실제 밤늦게 활동을 하거나,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불규칙적인 때우기식의 식사를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만은 꼭 지키는 것이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이다. 특히 잠드는 시각이 좀 유동적이라도 일어나는 시각은 일정하게 지키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다. 10∼30분씩 팔을 힘차게 흔들며 빨리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루 2∼3번 반복하면 몸에 활력이 생기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다. 단 밤늦은 운동은 밤잠을 자는 데 방해가 되므로 저녁식사 전에 해야 한다.

춘곤증이냐 병이냐

"춘곤증 때문에 병을 묻고 지난다"는 말이 있다. 피로는 여러가지 질병의 증세 중 하나인데 "봄이라 그렇겠거니"하고 지나쳐 자칫 심각한 질병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기나 독감, 급성 간염 등이 대표적으로 피로감이 심한 질병이지만 더 시급한 증상들이 눈에 띄어 병원을 찾곤 한다. 이밖에 갑상선 질환, 당뇨, 빈혈, 심장질환, 우울증, 자가면역성 질환, 암 등이 피로를 낳을 수 있는 질병이다. 이 경우 수주일 푹 쉬어도 피로가 심해지기만 하고, 몸무게가 급격히 빠지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다는 등의 특징이 있다.

또 잠자는 데 영향을 주는 약물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자고 낮에 까닭없이 피곤한 경우가 많다. 최근 먹기 시작한 약이 있다면 이 탓이 아닌지도 의심해 봐야 한다. 잠에 영향을 주는 약물로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는 진통제, 다이어트 처방 약품, 스테로이드, 베타 차단제 등 일부 고혈압 치료제, 흥분제를 함유한 코 울혈방지제, 흥분효과가 있는 천식 치료제, 갑상선 호르몬, 일부 항우울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이 있다.

수면의 질을 유지하라

아무리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고, 운전이나 작업 중 졸아 사고를 내거나, 업무에 집중을 할 수 없어 효율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제대로 자고 있는지' 심각하게 살펴봐야 한다. 즉 수면의 질이 문제인 경우다. 수면시간이 충분해도 수면의 질이 낮으면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이는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보다 훨씬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인생을 지배하기는커녕 밝은 대낮에도 백일몽을 꾸며 인생을 허비하기 십상이다.

수면의 질의 문제란 코를 골면서 호흡이 방해를 받는 수면무호흡증, 밤새 다리를 움찔거리는 주기적 사지운동증 등의 수면장애가 해당된다. 이런 문제가 있으면 밤새도록 잠을 자고 나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만약 낮에 과도하게 졸리는 사람이라면(왼쪽표 참조) 이러한 수면장애를 고려해봐야 한다.

때문에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고 낮동안 피로감을 많이 호소하며 잠자는 시간을 늘려봐도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병원 수면클리닉을 찾아 수면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김희원기자

◎건강한 수면습관 지침

■ 잠자리에 들기 6시간 전부터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즉 커피, 콜라, 홍차 등을 피한다. 잠자리 들기 1~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 규칙적인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잠자기 직전의 운동은 오히려 잠을 방해하므로 최소 3~6시간 전에 운동을 마치는 것이 좋다.

■ 낮잠을 자지 않는다. 낮잠 자는 습관이 있다면 매일 같은 시간에 잔다. 오후 2~3시정도가 적당하다.

■ 잠자리에 들기 전 긴장을 풀어주는 습관 즉 미지근한 물 목욕이나 책을 읽는 것 등이 도움이 된다.

■ 졸음이 오기 시작할 때만 잠자리에 들되 잠자리는 잠을 자는 장소로만 쓰는 게 좋다. 잠자리에서 일을 한다거나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

■ 잠이 오지 않을 경우 조바심을 내며 누워있지 않도록 한다. 자리에 누운 지 15분이 지나도록 잠이 들지 않는다면 다른 방으로 가서 졸음이 올 때까지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게 낫다.

■ 언제 잠들었는지에 상관 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한다.

■ 수면제는 절제해서 사용해야 한다. 또한 수면제는 술을 마신 뒤에는 절대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낮졸림증 자가진단표

다음 각 상황에서 얼마나 졸린지 각각 점수를 매기시오.

전혀 졸지 않는다(0점), 졸거나 잠을 잘 경우가 가끔 있다(1점), 졸거나 잠을 잘 경우가 자주 있다(2점), 졸거나 잠을 잘 경우가 대부분이다(3점).

△ 앉아서 잡지나 신문 등을 읽을 때

△ 텔레비전을 볼 때

△ 극장이나 모임 등 공공장소에서 가만히 앉아있을 때

△ 1시간 이상 계속 달리는 차 안에서 승객으로 앉아있을 때

△ 오후에 누워서 쉬고 있을 때

△ 누군가와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을 때

△ 점심식사 후 조용히 앉아 있을 때

△ 운전 중 교통체증으로 수분간 정지해 있을 때

총점이 0~10점일 경우 -> 정상적인 생리현상입니다.

총점이 13점 이상일 경우 ->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