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그의 책에서 "인간은 행복과 만족의 크기 보다는 불행과 괴로움의 크기를 더 많이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에 대한 예로 남을 잡아먹는 동물의 쾌감과 먹히는 동물의 비극을 견주어 설명했는데 우리의 삶 속에서 겪어온 경험들을 비추어 볼 때 주식거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오늘 산 주식이 내일 10% 올랐을 때 느끼는 기쁨과 10% 떨어졌을 때의 심적 고통을 모두 경험한 사람이라면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이러한 현상은 수리적으로 검증이 된다. 만약 100원에 산 주식이 10% 오르면 10원을 벌고 10% 떨어지면 10원을 잃는다. 동일한 금액이지만 왜 10원의 손실이 더 강력할까? 110원이 된 경우와 90원이 된 경우 다시 100원으로 원상복귀 하는데 각각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를 계산해 보자. 110원이 100원이 된다면 이는 9.1% 손실만을 감수하면 되는 것이지만, 반대로 90원이 100원이 되기 위해서는 약 11%의 이익이 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그만큼 더 많은 심적부담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불행이 연속해서 몇 번 일어난다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그래서 10% 이익을 본 날은 그냥 편한 마음으로 TV드라마를 보다가 잠을 청할 수 있지만 10% 손실이 난 날은 경제뉴스를 찾아보기도 하고 미국 증시가 걱정스러워 밤잠을 설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현상이 자연의 섭리이고 인간의 본성이라면 현명한 투자가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아마도 실전 거래에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게 훈련을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내가 투자한 종목에서 손실을 보게 될 때는 심적고통을 멀리하여 냉정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며, 예상대로 이익을 내고 있다면 더욱더 마음의 느슨함을 다잡아야 한다.
특히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연속된 거래의 실수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만 있다면 결국 자포자기의 단계에 이르러 자기학대식의 매매를 하게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실패한 거래는 인간에게 당연히 생길 수 있는 현상이며 이는 시장의 원리이기도 하다.
장인환/KTB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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