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화 배우인 주성치(저우싱츠)를 좋아해요. 그가 나오는 영화는 거의 다 봤는데 언젠가는 그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웃음을 끌어낼 수 있는 코믹연기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금세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큰 눈과 꿈에 취한 듯 몽롱한 표정을 지닌 탤런트 수애(24)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 건 의외다. 70년대 트로이카의 하나인 정윤희를 쏙 빼 닮아 '리틀 정윤희'라는 별명을 얻는 그녀는 드라마마다 비운의 여주인공 역을 맡아 청순 가련한 연기를 선보였다.
MBC 드라마 '러브레터'에서는 신부가 되려는 남자 안드레아(조현재)를 사랑한 '은하'였다. 그런가 하면 3월 14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회전목마'에서 바보 같아 보일 정도로 순정적이고 착해, 쉽게 상처 받는 여자 진교였다. "우는 연기요? 참 많이 했어요. '회전목마' 찍을 때는 하루에 서너 번씩 운 적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 이미지가 답답했는지 "앞으로는 선한 역할 말고 사람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는 악역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 개봉을 앞둔 영화 '가족'(감독 이정철)에서는 전직 소매치기로 전과 4범인 이은정 역으로 출연해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처음엔 그런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죠. 그런데 첫 촬영 날부터 신기하게도 걸음걸이는 물론 말투까지 터프하게 바뀌더라구요."
그런 그녀가 21일부터 '꽃보다 아름다워' 후속으로 방영되는 KBS 2TV 수목드라마 '4월의 키스'(극본 박범수 연출 이응진·최지영)에서 주인공 송채원 역을 맡아 시청자 곁을 찾는다. 멜로드라마인데다 동화나 순정만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사랑 이야기라 전작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이번에도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전처럼 비극적이지만은 않아요.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서 제가 더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해 나머지 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죠."
운명적인 첫사랑인 한정우(이정진)와, 사랑도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강재섭(조한선)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엔 '자신의 사랑'을 찾는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
"재섭과 결혼을 앞두고 10년 전 첫사랑 정우가 나타나 마음을 흔들어 놓지만, 전처럼 울거나 괴로워 하지만은 않아요. 미술학원 강사인 채원은 명랑하고 쾌활하거든요. 평상시 제 성격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드라마 속 모습에 비해 당찬 구석이 있어서 놀랐다"는 조한선의 말이 그녀의 설명을 뒷받침해 준다. 드라마 속에서 남성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으며 어떤 사랑을 선택할지 갈등했던 수애. 그러나 적어도 현실에서 만큼은 그렇지 않은 듯했다.
"'러브레터'에 같이 출연했던 지진희 오빠가 남자 배우들 중에서는 이상형에 제일 가까운 것 같아요. 솔직하고 자연스럽거든요. 그런데 오빠는 여자친구가 있데요!"
/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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