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 오던 증권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증시가 '어닝 시즌'에 돌입했지만 금리 인상 우려와 예상에 못 미치는 기술주 실적 발표 등으로 좀처럼 기세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가장 큰 재료가 노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이슈로 당분간 증시가 대형주 위주의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발표 시기가 대형주에 비해 늦고 비교적 저평가돼 있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관련주의 경우 중소형이라도 벌써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많이 반영된 만큼 업종보다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고 보유 종목의 수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삼성전자 관련주 2분기도 좋을듯
지난 주 금요일인 16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상 최대의 실적 발표 후 오히려 3.41%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날 인터플렉스, 엠텍비젼, 세코닉스, KH바텍 등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나오자 동반 상승한 것이다.
LG투자증권의 박종현 기업분석팀장은 "당분간 대형주 위주의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중소형주 중에서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휴대폰 부품주를 비롯해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코스닥 IT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도 이번 주 유망 종목으로 코스닥 LCD 장비·부품업체인 탑엔지니어링과 반도체업체인 프롬써어티를 추천했다.
그러나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코스닥 중소형주 중에서도 부품주 등 IT관련 종목 주가는 이미 실적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을 잘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수주, 미리 사두기 유효
이번 달 실시한 백화점의 세일 결과가 말해주듯 소비 심리 회복은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증권의 한요섭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는 과정에서는 내수 관련주들의 상대적인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이것은 과거 총선 이후에도 나타났던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이에 따라 "실적호전 중소형 내수주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매매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특히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건설주가 단기적으로 시장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양종금증권의 이현주 연구원도 "내수주의 경우 1분기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겠지만 2, 3분기부터는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로 당분간 선취매가 들어올 수 있다"며 은행주, 자동차, 음식료, 필수 소비재 등에서 유망 종목을 선정하는 전략을 권했다.
그러나 내수주의 1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예측이 많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경고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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