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사건 /문국진 지음국내의 대표적인 법의학자가 주로 해외의 명화와 연관지어 죽음이나 법의학 관련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이 찬란한 노란빛을 얻기 위해 '압생트'라는 도수 80%의 독주를 마신 뒤 생긴 환각의 결과라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에서 낙태 이야기를 거론한다.
또 벨기에 화가 앙소르의 '브뤼셀 시에 입성하는 그리스도'에서는 이상 성욕의 시대라는 요즘 성문화를 꼬집었다. 이야기 중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그림의 이미지와 걸맞는 사체 부검의 일화들이다. 죽음을 추적하는 과정, 얽힌 사연들이 흥미롭다. 해바라기 1만8,000원.
●자이툰의 전쟁과 평화 /문갑식 지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을 직접 발로 뛴 취재 경험을 책으로 엮었다. 기자(조선일보)인 저자는 2002년 9·11사태 1주년을 맞아 아프가니스탄 현지 취재를 시작으로 이라크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2002년 10월과 지난해 12월 두 차례 취재했다.
언제 어디서 포탄이 떨어지고 죽음을 맞을 지 알 수 없는 불안함 속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인지라 꿋꿋하게 생활을 영위하는 바그다드 등 이라크의 사회·경제·문화를 기록했다. 정치가 흔들리면서 물가가 치솟고 실업난은 심각해졌지만, 알라에 대한 신앙은 굳건한 모습이 바로 지금 이라크의 현실이다.
또 목숨을 걸고 분쟁지역을 취재하는, 종군기자의 삶도 전한다. 96년9월 강릉 무장간첩 침투, 지난해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등 90년대 후반 이후 국내 대형 사건·사고의 취재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나남출판 1만4,000원.
●카인 /자크 아순 책임편집
카인은 시기심에 불타 동생 아벨을 죽인 인류 최초의 살인자다. 그러나 형제를 대하는 성경의 태도는 모순적이다.
아벨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손도 없이 죽어갔고 카인은 하느님의 외면을 받고 형제를 죽였는데도 건축가 시인 음악가 대장장이 혈통의 시조가 된다. 그렇다면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는 종교에서도 살인자 카인과 같은 존재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정신분석학자이자 소설가인 자크 아순이 여러 교수와 소설가의 글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카인에 대한 성경신화의 이중적 태도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탐구하고 살인자가 문명의 설립자로 된 과정을 짚는다. 고광식 옮김. 이룸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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