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에 나섰던 군 헬기가 추락,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졌다.16일 오후 3시35분께 경북 포항시 신광면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지원출동한 해군 6전단 소속 UH-60 블랙호크 헬기 1대가 포항시 남구 연일읍 유강리 자명초등학교 뒤편 논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정봉석(43) 소령, 부조종사 백영(36) 소령, 정비사 윤성원(43) 상사, 장경철(23) 하사 등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목격자 정모(54)씨는"30∼40m 높이에서 저공비행하던 헬기의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검은 물체가 떨어진 뒤 곧바로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기체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헬기는 추락 직후 동체가 두 동강 났으며 조종실 부분은 불에 타 대부분 소실됐다. 군 당국은 기체 결함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한편 이날 헬기가 추락한 포항시 신광면에서 낮 2시10분께 발생한 산불은 임야 2㏊ 가량을 태운뒤 인근으로 번져 산림피해가 확대됐다. 소방당국은 헬기 9대와 1,200여명의 인력을 동원, 밤늦게까지 진화작업과 시신 수색작업을 펼쳤다.
또 이날 낮 12시10분께 경남 합천군 율곡면 율진리 원촌마을 뒷산에서 불이나 잡목 등 10㏊를 태웠다. 낮 12시30분께에는 전북 무주군 설천면 오절리 덕유산 국립공원에서도 산불이 발생, 3㏊의 임야를 태운 뒤 4시간여 만에 진화되는 등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랐다. /포항=이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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