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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대구·광주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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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대구·광주의 항변

입력
2004.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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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 마찬가지 아이가, 와 우리한테만 손가락질이고…."16일 오전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대합실. TV앞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시민들은 저마다 17대 총선 개표 결과를 놓고 한마디씩 거들었다. "대구가 역시 화끈하네." "의리 빼면 시체잖아."한나라당에 12석을 통째로 또 몰아준 대구시민들의 '일체감'이 느껴졌다.

한쪽에서는 "그래도 몰표는 너무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에 묻혀버렸다. 오히려 "여당 후보 한 두명 뽑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 한나라당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고 소리높이는 중년의 신사도 눈에 띄었다.

이날 외지에서 걸려온 전화는 하나같이 파란색 일색인 대구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대구사람들의 방패막이는 아이러닉하게도 소백산맥 건너편의 광주였다. 서울의 대학동기로부터 '비난반 걱정반'의 전화를 받은 조모(39·달서구)씨는 "대구의 투표성향이 감정에 치우친 것은 사실이지만, 광주도 노란색 일색인데 대구만 욕하면 어떻게 하냐"고 반문했다.

광주도 7석을 열린우리당에 몽땅 헌납했지만 변명은 좀 달랐다. 회사원 김모(46·광산구)씨는 "탄핵의 잘못을 심판한 광주의 몰표와 무조건 1번만 찍은 싹쓸이표는 엄연히 다르다"고 설파했다. 설령 그래도 '광주나 대구나 오십보 백보'라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사람들이 때만 되면 지역주의 귀신에 홀리나 봐요. 우리동네에서는 선거없이 (국회의원을)그냥 임명하는 게 낫겠어요. 선거 끝나면 손가락질만 받고…."올해 첫 투표를 했다는 대학 신입생 김보람(대구 달서구·여)씨가 이날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이젠 그 방법이 훨씬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한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전준호 사회2부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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