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황족 미카사노미야 다카히토(三笠宮崇仁·88·사진)가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간토(關東)대지진에서 많은 재일조선인이 학살당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역사적 재평가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것으로 16일 밝혀졌다.미카사노미야는 지난 8일 NHK라디오에서 방송된 '마음의 시대'라는 대담 프로그램에서 "1923년 9월1일 대지진 때 불령선인(不逞鮮人)이 방화·강도를 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그 결과로 살해된 조선인은 정부 발표에 의하면 200여명이지만 실제는 그 10배 이상에 달하지 않는가 추정되고 있다"고 조선인 학살 사실을 솔직히 시인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것은 현재도 일본과 이웃나라의 민족간 감정문제와도 관계가 있으므로 역시 역사적으로 재평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히로히토(裕仁)천황의 동생으로 현 아키히토(明仁)천황의 숙부인 미카사노미야는 일본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저명한 오리엔트사 연구가로 일본 적십자사 명예부총재와 중근동문화센타 총재, 일본―터키협회 명예총재 등도 맡고 있다.
2001년 12월에는 아키히토 천황이 기자회견에서 "간무(桓武)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기록돼 있어 개인적으로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다"고 천황가와 고대 한반도의 관련을 직접 언급한 적이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