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4.15총선 이후/각국반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4.15총선 이후/각국반응

입력
2004.04.17 00:00
0 0

세계 각국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4·15 총선결과를 진보 세력의 승리이자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한 심판이라고 풀이하고 한미 관계의 재조정 여부 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미국 언론과 한국 전문가들은 4·15 총선 결과를 한국 정치의 역동적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하면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강화, 이념 구도의 양당 체제 탄생, 한국의 대미 자주 추구 가능성 등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노 대통령의 지지 획득'란 장문의 서울발 기사에서 "친노(親盧) 성향의 투표는 헌법재판소에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기각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진보주의자들의 대승'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보수적 구 세대와 맞붙은 '젊은 층의 혁명'을 지적하며 "이번 선거로 196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최초로 한국에서 진보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입법부가 나오게 됐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총선 결과로 대미 외교의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말을 인용하고 "그러나 우리당 내부에도 견해 차가 있으며 대미 유대를 지지하는 의원들조차 다른 동료들이 보다 독립적 노선을 추구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래리 닉시 미 의회조사국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서 "한미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해도 양국이 주한 미군 재배치 등 이슈를 놓고 대립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국 언론은 민주노동당 등 진보 세력의 대거 진출과 자민련 등 보수 세력의 후퇴, 한국 정치 주도 세력의 세대 교체 현상에 주목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6일 "여소야대 국면을 종식시킨 16년만의 정치 변화"라며 서민층을 대변하는 민노당의 첫 국회 진출에 관심을 기울였다. 다른 언론들은 선거 결과가 탄핵안 최종 판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고위인사는 "지역구도를 탈피하지는 못했지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성숙한 정치발전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한 뒤, "세대·지역간 갈등 , 이라크 파병, 북 핵 문제 등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요구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우리당이 단독 과반수를 획득해 거대 야당 한나라당과의 양당 결전을 제압했다"며 "앞으로의 초점은 노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의 행방"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혁신 색이 강한 우리당이 약진한 이번 선거에서 김종필씨의 낙선은 보수의 퇴조와 세대교체, 3김 시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음을 상징한다"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의 조기 마무리를 요구한 16일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담화도 이날자 석간에서 발빠르게 보도했다.

아사히(朝日)신문도 16일 석간에서 "우리당의 단독 과반수 확보는 노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민의를 확인하는 것으로 사실상 대통령 재신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직무 정지 중인 노 대통령의 헌법재판소의 '무죄 판결'을 향한 정치적 환경 정비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우리당의 영남지역 4석 확보에 대해 "특정 정당에 의한 지역 독점구도에 일정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보수 성향의 산케이(産經)신문은 "한국 최초의 사회주의적 정당인 민노당이 국회에 진출하는 등 향후 한국 정치는 보수파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반미, 친북 경향의 좌익 내지 혁신적 주장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이타르 타스 통신은 한국 총선에서 우리당이 승리함으로써 국회 탄핵을 받은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특히 한국 정치 사상 최초로 자유주의 정파가 의회를 장악했고, 전체 의원의 13%인 39명의 여성 의원이 탄생해 여성의 정치적 진출이 매우 활성화될 수 있게 된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우리당의 총선 승리로 향후 일련의 개혁정책 추진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유럽·기타

유럽의 언론들은 한국 정국의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노 대통령과 우리당의 대북, 대미 외교 노선의 변화 가능성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독일 언론은 우리당의 승리로 대북 화해와 대미 독립성을 확대하는 방향의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은 '보수파 시대의 종언'이라는 기사에서 "선거 결과는 향후 한국의 대북, 대미 정책 방향을 시사하는 것으로 대북 화해와 워싱턴으로부터 독립 확대를 추진하는 노 대통령 정부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의 일간 르 피가로는 "좌파가 결정적 승리를 거두고 보수파의 40년 지배가 끝났다"며 "의회와 대통령이 함께 개혁 성향을 갖는 이례적 상황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새 집권 세력이 외교 정책 면에서 과거와 구분될 것"이라며 "북한을 고립시키겠다는 미국에 더욱 독립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국민 사이에서 노 대통령의 북한과 노조에 대한 포용 정책의 정당성이 입증된 것"이라며 "한국 내 반미 감정 증가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의 일간 슈탄다르트도 "대북 화해와 대미 독립성 확대를 추구하는 노 대통령의 힘을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범아랍 위성 방송 알 자지라는 한국 정치 사상 처음으로 개혁파가 의회 다수를 차지함으로써 한국 정치가 좌선회하게 됐다고 해석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외신=종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