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리지마, 다쳐!"프로야구 SK의 '안방마님' 박경완(32)의 핵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개막 후 12경기에 나와 16일 롯데전까지 홈런포 10개를 몰아쳤다. 홈런 2위 삼성 오리어리(5개)를 저만치 따돌리고 단독 1위, 타점(18타점)과 타율(4할3푼9리), 득점(14득점) 1위 등 공격 전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56호로 '아시아 홈런킹'에 등극한 이승엽(롯데 마린즈)도 홈런 10개를 치는데 29경기가 필요했단 걸 감안하면 박경완의 홈런 질주가 2배 이상 빠른 셈이다.
1.2경기당 홈런 하나를 친 셈으로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시즌(133경기) 110호(110.8) 홈런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즌 개막 후 최소경기 10홈런은 같은 포수 출신인 삼성 이만수가 1990년 세운 19경기다.
이날 박경완은 롯데전 4회 선두타자로 나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볼카운트 2―2에서 김장현의 5구째 143㎞짜리 직구가 날아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좌월 1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전날 기아전 4회에 터뜨린 홈런에 이어 연속경기 홈런.
한번 불붙은 방망이는 여기서 꺼지지 않았다. 박경완은 네 번째 타석인 7회 2사에서 구원투수 이정민을 맞아 볼카운트 0―3의 유리한 상황에서도 4구째 직구를 노려 1점짜리 중월 홈런(10호)을 추가했다. 2002년 현대 송지만(당시 한화)이 세운 4월 월간 최다홈런(10개)과 타이. 팀도 롯데를 6연패의 수렁에 빠뜨리며 10―3으로 이겼다.
4월에 남은 경기가 12경기임을 감안하면 4월 월간 최다홈런기록을 깰 뿐 아니라 이승엽이 1999년 5월과 2003년 5월에 작성한 월간 최다홈런기록(15개) 경신도 멀지 않았다.
박경완은 올 시즌 개막 4경기 연속홈런이란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고 홈런왕(40개)에 오른 2000년 4연타석 홈런 등 유일하게 세 차례나 3연타석 홈런을 때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편 '아시아 안타 제조왕' 박종호는 대구 두산전 1회 무사 1루에서 우완 노경은의 2구째 140㎞짜리 직구를 받아 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짜릿한 홈런을 날려 35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두산은 안경현의 1회 만루포로 기선을 제압하는듯했지만 1회 말 박종호 양준혁 오리어리 등 삼성의 연이은 홈런포에 밀려 7―8로 패했다.
대전에선 현대가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끊은 김수경의 호투와 브룸바의 홈런포를 앞세워 한화를 10―2로 대파하며 7연승을 달렸고, 잠실에선 LG가 7회 대타 홍현우의 역전 3점포에 힘입어 기아를 5―3으로 눌렀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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