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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성의원 등원에 기대와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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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성의원 등원에 기대와 주문

입력
2004.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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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결과의 특징 중 하나가 여성의원이 전체의석의 13%로 늘어 39명이 됐다는 점이다. 지역구에서 9명, 비례대표에서 30명의 여성이 금배지를 달았다. 16대의 16명에 비해 배 이상 늘었고, 역대국회 중 가장 많다. 선진국의 35∼45%나 심지어는 베트남 23.7% 중국의 21.1% 필리핀의 17.5%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만 괄목할만한 성장임에는 틀림없다.여성의 원내진출 증가는 비례대표에서 2명 중 1명을 여성으로 하도록 의무화한 개정선거법에 힘입은 바 크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의 추미애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주요정당의 대변인에 모두 여성이 발탁됐을 때부터 전환점에 선 한국정치에서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역구출마 여성후보 66명 중 9명만이 당선됐고, 비례대표 여성의원 중 상당수가 그저 명망가형일 뿐 정치인으로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 등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정당측에서는 선거법 개정이 늦어지고 정치판이 혼돈을 거듭했기 때문에 적임자를 충원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여성의 원내진출 증가는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는 여망과 남성위주의 기성정치가 부패와 비리로 얼룩져 국민의 신뢰를 잃은 데 대한 반작용에서 비롯됐다. 39명의 여성의원 중 자력으로 원내에 들어간 경우보다는 정책적 배려로 도움을 받은 케이스가 많다.

여성의원은 이제 실력으로 남성의원과 겨뤄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활동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훌륭한 의정활동과 활발한 행보 등을 통해 기대에 부응할 때에만 여성정치인 시대는 성공할 수 있다. 여성정치인의 성공이 한국정치 패러다임의 근본변화와 질적향상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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