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쪽이냐고 끊임없이 묻던 선거가 막 끝났다. 여의도 입성을 위한 각 당의 치열한 선거전은 때로는 새로운 변화를 향한 설레임으로, 때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리의 마음을 조여 왔지만, 이제 다 끝났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지금쯤 선거전에 총력을 기울였던 후보 및 관계자들은 폭풍 뒤의 휴식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휴식은 뭐니뭐니 해도 편안한 내 방에 누워 맛있는 것 먹으며 리모콘 눌러대는 것이 아닐까. 원하는 것은 종류별로 다 있으니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은가.
뮤지컬 ‘맘마미아’ 열풍 때문인지, 디즈니채널은 4월 내내 뮤지컬 영화를 연속 방송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토 오후 8시30분)과 ‘뮬란’(일 오후 8시30분)이다.
‘에델바이스’ ‘도레미송’ 등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알프스의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한 ‘사운드 오브 뮤직’은 견습 수녀 마리아와 7명의 아이들을 둔 홀아비 대령 트랩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다. 1959년 11월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후 1,443회나 장기 공연했고 영화는 1965년 아카데미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음향상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한 명작이다.
‘뮬란’은 중국 구전 설화에 바탕을 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다. 연로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장에 참가하는 용감한 여인 뮬란의 모험을 그렸다. 전쟁터에서 남자 못지않은 능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간 뮬란은 이번 선거에서 여성과 함께 새로운 세상 만들기를 꿈꾸었던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정당당 여성들이 많아져서 일까, 남자들이 요리하는 푸드채널 ‘4Men’s 블루노트’(금 오후 7시, 토 밤 10시30분, 일 오후 5시)도 눈이 띈다. 다큐멘터리 감독, 미술작가, 기자,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4명의 남자가 출연해 요리를 만들며 이야기를 펼친다. 왜 요리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일상의 삶은 어떤 것인지, 일상을 즐겁게 하는 일은 무엇인지, 꿈은 무엇인지, 앞치마를 두른 남자들의 도란도란 이야기가 감칠맛 난다.
이번 주에는 다큐멘터리 PD 이홍석씨가 나와 ‘쇠고기 꾸스꾸스’와 ‘그리스식 샐러드’를 만들어 본다. 이름부터 신기한 꾸스꾸스는 쇠고기 살치살을 이용한 모로코식 음식이라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1일에는 KTX 고속철도가 개통됐다. 첫날부터 고장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TX이지만, 그래도 이젠 대한민국이 어엿한 고속철도국이 된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고속철도의 역사를 연 유럽의 열차 노선인 유레일을 따라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풍물을 둘러보는 여행레저TV ‘유럽 열차여행’(토 낮 12시, 일 오후 5시). 편안한 과객의 마음으로 유럽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기차에는 삶은 계란과 사이다가 있지만, 유럽의 열차에는 무엇이 있을 지 그것도 궁금하다.
선거 특별방송으로 정규방송이 중단돼 재미난 드라마도 못보고, 흥겨운 쇼도 못 보았는데 TV가 일상으로 돌아오면 우리의 생활도 그 시계에 맞춰질 것이다. 일상의 시계를 맞추며 이번 주말에는 편안히 쉬자.
/공희정 스카이라이프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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