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일본 금융불안의 시작을 알리며 도산했던 야마이치(山一)증권의 노자와 쇼헤이(野澤正平·66) 당시 사장이 6년여만에 증권업계에 복귀한다.중견 종합증권사인 센츄리증권은 15일 그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하고 6월1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정식 임명을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4대 증권사의 하나로 창업 100년을 자랑하던 야마이치는 1997년 11월24일 전후 최대인 부채총액 약 3조 5,085억엔을 기록하며 도산했다. 장기불황과 주가하락 속에서 경영실적이 악화된 데다 총회꾼에의 금품제공, 2,600억엔에 이르는 장부외 채무 발각 등으로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 자사주가 폭락하면서 순식간에 침몰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노자와 사장은 "모두가 제 잘못입니다. 사원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그들의 앞날을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하며 눈물로 사원 7,500여명의 재취업을 호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99년 6월 법원의 파산선고가 나올 때까지 사장 자리를 지키면서 각 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애원해 상당수 사원들을 취직시켰다.
그 뒤로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실패한 경영학'을 강연하고, 강연이 끝나면 현지에 취업한 야마이치 사원들을 챙기는 생활이 이어지다가 최근에는 작은 벤처기업과 건설회사의 고문역을 맡아왔다.
야마이치와는 비교도 안 되는 사원 200명의 소규모인 센츄리증권 사장 취임을 앞두고 그는 "법령준수와 유리처럼 투명한 경영으로 사장의 생각을 말단까지 이해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