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마술사' 고종수(26·수원·사진)가 돌아온다.트레이드 마크인 왼발킥을 재장전한 고종수가 17일 수원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홈 개막전을 통해 K리그에 복귀한다. 2002년 11월17일 부천전을 끝으로 국내무대를 떠난지 1년5개월 만이자 지난해 9월 교토에서 방출된 지 7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는 셈이다.
고종수는 1997년 1월 당시 19세의 나이에 차범근 감독에게 프랑스월드컵 대표팀 멤버로 발탁돼 '축구천재'로 기대를 모았지만 근성과 성실성 부족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밖에 나면서 '게으른 천재'라는 오명을 듣는 등 부침을 겪었다. 더욱이 J리그에서도 성적부진으로 도중하차한 뒤 방황하면서 그의 축구인생은 종말을 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고종수는 옛스승 차 감독의 품으로 돌아오며 달라졌다. 지난달 1일 우여곡절끝에 친정팀 수원에 재입단 후 합숙훈련을 자청하며 몸 만들기에 전념, 차감독의 신뢰를 되찾았다.
왼쪽 허벅지 근육부상에서 재활중인 고종수는 아직 체력은 전성기에 비해 70∼80%정도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기량만큼은 전성기를 때를 방불케 하고 있다. 13일 배재대와의 연습경기(5―0 승)에서 풀타임 출장, 전매특허인 왼발 감아차기 프리킥과 자로 잰듯한 송곳 패스를 선보이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차 감독은 "고종수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으려면 한 달 정도 더 걸리겠지만 가능한 한 빨리 출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 감독이 고종수의 출전을 서두르는 것은 올 시즌 첫 홈경기인 만큼 수원의 스타인 고종수를 홈팬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고종수는 선발 출장보다는 교체멤버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백기가 길어 실전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후반 조커로 투입돼 공수를 조율할 예정이다. 차 감독은 "고종수의 복귀로 중원이 훨씬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포항과의 홈 개막전에는 한단계 더 강화된 공격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고종수는 "1분을 뛰든 10분을 뛰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재미있고 화끈한 공격을 이끄는 플레이를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제2의 축구인생'을 꿈꾸며 재기에 나서는 고종수가 특유의 덤블링 골세리머니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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