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열풍의 영향으로 요즘 사람들은 남녀 가릴 것없이 몸을 옥죈다. 길거리에서 보기 안스러울 정도로 옷차림을 보기어렵지 않고, 얼마 전에는 헐렁한 티셔츠 차림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던 오프라 윈프리가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20㎏을 감량한 후 손바닥만한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TV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그러나 꼭 죄는 옷은 건조성 피부염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등 자칫 몸을 해치는 ‘흉기’가 되기 쉽다. 몸매를 위해 몸을 옥죄다가 건강도 옥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헐렁한 옷을 입어야
꼭 끼는 옷은 남성의 생식능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미혼 남성은 특히 청바지 등 꽉 끼는 옷 입는 것을 삼가야 한다. 선릉탑비뇨기과 박문수 원장은 “남성의 고환은 호르몬을 분비하고 정자를 생산하는데, 체온보다 1~2도 정도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따라서 꽉 끼는 청바지 등은 성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도 착 달라붙는 바지나 팬티를 입으면 바이러스 증식이 원활해져 질염 등의 각종 염증을 악화시킨다. 또 팬티선을 중심으로 가렵고, 긁으면 좁쌀 같은 것이 피부에 돋아나는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외음부나 질이 가렵고 분비물이 나오는 칸디다증, 음부 탈모염이 생길 수도 있다.
허리띠를 꼭 죄면 배에 상당한 압력이 가해져 혈압이 올라간다. 장 운동도 제대로 되지 않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특히 위 내의 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않고 역류해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이 생길 수도 있다.
허리를 날씬하게 하고 가슴을 받쳐주는 코르셋을 너무 조이면 혈액순환에 지장을 주고 요통을 일으킬 수 있다. 입으면 척추 전체가 하나로 고정돼 척추 고유의 기능을 잃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루 4시간 이상, 장기간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
넥타이도 느슨하게 매야 한다. 넥타이를 꼭 맬 경우 뇌졸중을 일으키고,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꼭 죈 넥타이는 목의 경부정맥을 압박해 눈 주위의 피를 정체되게 만들어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더욱 높인다.
미국안과학회지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넥타이를 졸라 맨 정상인과 녹내장 환자 모두 안압이 60~70%까지 크게 상승했다. 따라서 화이트 칼라 직장인과 목이 굵은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하이힐을 오래 신으면 발목 관절에 문제가 생기고 발가락이 변형되며 무릎 관절염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황지혜 교수는 “굳이 하이힐을 신으려면 굽이 5㎝를 넘지 않고 한번에 6시간 이상 신지 말아야 한다”며 “신발도 발의 길이와 폭보다 1~1.5㎝ 여유있게 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뒷주머니에 지갑 넣지 말아야
대체로 남성은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데 이는 골반을 뒤틀리게 할 수 있다.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은 채 앉으면 지갑이 있는 쪽 골반이 앞으로 밀리게 되고 지갑이 엉덩이 아래쪽으로 몰리면서 위쪽 골반이 뒤로 벌어지게 된다.
인천힘찬병원 정형외과 양지웅 과장은 “특정한 원인을 발견치 못한 요통이나 어깨 결림, 다리 저림 등이 있다면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는 습관을 갖고 있지 않은 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골반이 틀어졌다면 우선 아랫배에 힘을 주는 복식호흡이 도움이 된다. 의자에 앉아서 일할 때, 걸을 때, 집안 일을 할 때도 이 자세를 유지하면 뱃살도 빠지고 허리도 곧아진다. 직장인의 경우 의자에 앉아 일하는 도중 아랫배에 힘을 주고 자세를 곧게 한 다음 다리를 수평으로 들어올린다. 이 상태에서 10초간 정치하는 동작을 5회 이상 반복한다. 이때 발목을 돌리거나 발을 앞뒤로 움직여 주면 피로가 풀리면서 몸을 가볍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걸을 때도 아랫배에 힘을 주고 다리를 곧게 뻗어 뒤꿈치가 땅에 먼저 닫게 걷는다. 두 다리를 쭉 뻗고 발목을 돌리거나 발을 앞뒤로 굽혔다 펴는 동작을 60회 정도 반복하거나 이도 귀찮으면 앉은 채 양팔을 구부려 양쪽 옆구리를 가볍게 탁탁 쳐주면 도움이 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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