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에 청와대와 여당에 의해 올인(All in)됐던 사람들은 15일 희비가 엇갈렸다.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과 청와대 출신들은 상당수 당선의 기쁨을 누린 반면 대부분 영남에 투신했던 정부 출신 관료들은 낙선의 슬픔을 맛봤다. 26명 중 11명이 당선돼 좋은 성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노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우던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김용학 한나라당 의원과 경합 끝에 4,000표 차로 당선됐다. 썬앤문그룹 불법대선자금 수수 의혹에 시달리며 특검까지 거쳤지만 당당히 의원직을 차지한 것이다. 또 노 대통령을 '그림자'로 불렸던 서갑원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전남 순천),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의 정무특보를 했던 염동연씨(광주 서 갑), 통추 멤버였던 원혜영 전 부천시장(경기 부천 오정)도 각각 당선됐다. 그러나 핵심측근인 김만수 전 보도지원비서관은 '노 대통령 저격수'인 김문수 후보의 아성을 뚫지 못했다.
청와대 출신에서는 문희상 전 비서실장은 자신의 지역구였던 의정부 갑에서, '엽기'로 불리던 유인태 전 정무수석은 도봉 을에서 각각 압도적으로 당선됨으로써 기염을 토했다. 문학진 전 정무1비서관(경기 하남), 권선택(대전 중), 백원우 전 민정수석실 행정관(경기 시흥 갑)도 뱃지를 달았다. 비례대표 11번을 받은 김현미 전 정무2비서관 역시 당선을 맛봤다.
그러나 영남에 출마했던 이해성 전 홍보수석(부산 중·동), 박재호 전 정무1비서관(부산 남을), 배기찬 행정관(대구 북을), 김정길 당 상임중앙위원(부산 영도), 정윤재 당 중앙위원(부산 사상), 노 대통령 해수부장관 시절 비서관을 지낸 송인배 후보(경남 양산)는 낙선했다.
대부분 영남에서 출마했던 관료그룹 중에서도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도 경남 남해 하동에서 10% 포인트 차로 낙선하는 등 지역주의의 두터운 벽을 뚫지 못했다. 윤덕홍 전 교육부장관(대구 수성을), 권기홍 전 노동부장관(경북 경산·청도), 조영동 전 홍보처장(부산 진갑), 최낙정 전 해수부장관(부산 서), 추병직 전 건교부 차관(경북 구미을),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경북 영주) 등도 대부분 2위에 그쳤다.
다만 한명숙 전 여성부장관이 고양 일산갑에서 탄핵을 주도한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을 누르고 관료출신에서는 유일하게 당선됐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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