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4일 말레이시아를 3―0으로 제압, 사실상 올림픽 본선진출을 확정지었지만 올림픽 본선 무대를 위해서는 다듬어야 할 점들이 적지않다.한국은 16개국이 참가하는 아테네 올림픽에서 8강 진출을 1차 목표로 삼고 있고, 내심 4강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골결정력부터 한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약체인 말레이시아전에서 3골을 넣어 그 동안 일대영(1―0)의 오명에서는 벗어났지만, 경기내용에서는 문제가 많았다. 무려 25개의 소나기 슛을 퍼붓고도 겨우 3골을 건졌고, 특히 전반에는 14번의 슈팅에서 1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6골 정도는 넣었어야 하는 경기"였다고 평했다.
단조로운 공격 루트도 문제였다. 경기 초반에는 중앙 돌파와 좌우 공격이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전반 17분 최성국이 부상으로 교체된 뒤부터는 날카로운 측면 돌파나 중앙에서의 2―1 월패스를 통한 세밀한 속공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 측면 크로스와 문전에서의 패스도 정확성이 떨어졌고, 볼을 처리하는 데만 급급해 목적 없는 패스가 남발됐다. 한마디로 이전의 '뻥축구'를 보는 것 같았다.
김두현 등의 중거리 슛은 너무 정직해 상대의 밀집수비를 공략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했다. 박규선 김동진 등 양쪽 윙백들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상대의 배후공간에 침투, 활로를 뚫어야 하는데 역시 미흡했다.
세트플레이도 아쉬운 대목이다.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 때 세트플레이 만큼 타점 높은 득점 루트는 없다. 하지만 장신선수가 많은 한국은 말레이시아전에서 무려 15개의 코너킥을 얻어냈지만 하나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날로 빨라지는 현대의 '스피드 축구'와 거리가 멀다는 점. 이런 플레이 패턴으로 본선에 나갈 경우 축구 선진국의 빠르고 힘있는 플레이에 98년 월드컵때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한두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수비는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었다. 하지만 상대의 공격이 취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조병국 대신 스토퍼로 뛴 임유환은 상대 공격수 아크말과의 1대1 대인마크에서 취약함을 노출, 보완이 필요했다.
조윤환 전북 현대감독은 "측면 센터링에만 의존, 공격방법이 단순해 더 득점을 내지 못했으며 플레이메이커와 투톱 등이 중앙 공격을 통해 엮어내는 작품도 없었다. 올림픽 본선무대에서 강팀을 상대하려면 공격패턴의 다양화와 함께 수비조직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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