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거치고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4·15 총선의 의미는 각별하다. 급격하게 진행돼 온 정치지형 변화에 대한 국민의 선택이 이뤄지고, 참여정부 국정운용에 대한 주문이 선거결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거여 견제냐 아니면 거야 부활이냐에 대한 심판도 내려질 것이고, 헌정사상 처음인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민심의 향배 역시 드러날 것이다.하지만 이번 선거는 이상한 모습으로 시종 했다. 정책과 인물대결은 실종됐고, 이벤트성 정치만 극성을 부렸다. 이성보다는 감성에, 냉정한 판단보다는 감정적 휘몰이에 기대는 선거운동 행태가 주종을 이루었다. 눈물로 지지를 호소하고, 삼보일배로 과거를 사죄하는가 하면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단식을 하는 등의 온갖 퇴행적 방법이 동원됐다. 근저에는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는 승리 지상주의가 깔려 있었다. 엄격해진 선거법과 철저한 감시 덕에 돈 선거와 조직동원 등의 구태는 많이 사라졌지만, 막판에는 망국적인 지역주의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였고 근거 없는 흑색·비방전도 여전했다.
이상한 선거를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을 책임은 유권자의 몫이다. 선거과정에서 정치권에 기대할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만이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을 수 있다. 주요 선거 때마다 우리 국민은 결과적으로 의표를 찌르는 선택을 해 왔음을 주목한다. 누가 더 비정상적 방법으로 승리를 훔치려 했는지 가려내고, 어느 후보와 어느 정당이 나라와 국민을 좀더 생각하는지를 판별해 내야 한다.
선거는 최선의 선택이 으뜸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차선을 찾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최악만큼은 피해야 한다. 하루의 판단이 4년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 후회 없을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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