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미 부통령이 15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일본과 중국을 거쳐 서울에 오는 체니 부통령은 16일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양국간 현안을 논의한다.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내외신 회견에서 "체니 부통령과는 한미 동맹관계 재확인 등 한미관계 전반이 협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의 핵심 의제는 이라크 파병과 북핵문제 등 2가지로 압축된다.
이라크 파병과 관련, 우리 정부는 수차 언급한 대로 이라크 정세 악화에도 불구하고 파병원칙은 변함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체니 부통령은 한국의 파병결정에 감사를 표시하며 예정대로 파병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파병시기와 지역 문제를 놓고 적잖은 실랑이가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해 우회적인 불만표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핵문제에서는 칸 박사의 북한 핵무기 목격설이 돌출, 긴장이 예상된다. 체니 부통령은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계획을 부인하는 북한의 주장은 이미 깨졌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국 당국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니 부통령은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칸 박사의 진실' 카드를 제시하며 남북관계의 일방적 진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것은 고 대행과 체니 부통령 간 회담이 총선의 결과가 나온 직후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탄핵 정국 이후 양국간 관계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고, 향후 상당기간 파장을 끌 수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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