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실종됐던 미 핼리버튼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시체 4구가 발견됐다. 일부 미 언론들은 시신이 절단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다고 전해 이번 사건이 '제2의 팔루자 시신 훼손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브렌다 그린버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체 4구가 오늘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지난 9일 공격 이후 실종된 7명의 미국 회사 직원들 가족과 접촉 중"이라고 말해 실종자들의 시신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으나, 핼리버튼사는 "사실 여부를 알지 못한다"이라고 밝혔다. 미 관리들은 그러나 시체 훼손 여부와 관련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부인했다.
핼리버튼의 자회사인 KBR의 직원 7명은 9일 바그다드 서쪽에서 연료 운반 도중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미군 2명과 함께 실종됐다. 로이터 통신은 시체 발견 장소가 실종 지점과 가까운 곳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망 원인이 저항세력의 공격에 의한 것인지 납치된 상태에서 살해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종자 7명 중 한 명인 트럭 운전사는 아랍 방송이 방영한 녹화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당시 납치범들은 "미군이 팔루자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그를 죽이고 절단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체 4구가 저항세력에 의해 납치된 후 처형된 민간인들로 밝혀질 경우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당수의 외국 민간인들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지만 납치된 상태에서 살해된 적은 없다.
일본인 인질 3명의 행방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이라크 주둔 미군측은 13일 "현재까지 저항세력에 납치된 외국인은 12개국 출신 약 40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연방수사국(FBI)이 납치 사건 조사에 나섰다"며 "그러나 협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실종된 이탈리아인 4명과 프랑스 기자 1명, 체코 기자 3명의 생사도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어 잇따르는 외국인 인질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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