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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선택 4.15/총선후 각당 향방

입력
2004.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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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공식 선거운동 돌입(2일) 직전 탄핵역풍으로 50석도 건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개헌 저지선(100석) 확보도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그러나 선거를 하루 앞둔 14일, 2주일만에 120석 안팎을 바라볼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자평한다. 이렇게 되면 당 내분과 탄핵역풍에 휘말려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에 놓인 당을 온전히 유지하면서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동력은 충분히 갖추게 되는 셈이다.이처럼 한나라당을 누란의 위기에서 구해 낸 '1등 공신'은 박근혜 대표라는 게 당 안팎의 공통적인 평가다. 취임과 동시에 산적한 난제를 떠안은 채 구원투수로 나선 박 대표는 난국을 일거에 반전시키면서 일찌감치 당내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20여 일간의 강행군을 통해 차기 당권은 물론 대권행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중앙당의 한 당직자는 "현재의 분위기라면 6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박 대표가 재신임 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목표대로 개헌저지선을 무난히 확보하게 될 경우 본격적인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면서 재기에 나서는 한편,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군소정당과의 정책연합을 모색하면서 열린우리당과의 정책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열린우리당이 몇 석을 얻느냐에 따라 여권 전체의 역학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과반 의석을 차지했을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기반이 강해져 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개혁 드라이브의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노인 폄하' 발언으로 입지가 흔들렸던 정동영 의장도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개혁진영의 비대화로 인해 친노(親盧) 직계와 정동영 및 김근태 원내대표계간 노선투쟁과 당권경쟁이 수면위로 떠오를 수도 있다.

과반 이하로 원내1당이 됐을 때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내부적으로는 친노 직계와 영남권을 중심으로 '정 의장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지도부 교체론이 힘을 얻을 공산이 크다. 외부적으로는 안정적 국정운영과 개혁입법을 위해 민노당 및 민주당과의 공조나 정책연합을 추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당이 145석 이상을 얻었을 경우엔 일부 민주당 개혁파나 무소속 의원 등에 대한 물밑 영입 시도로 여야간 극한대립 구도가 재연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에 1당을 뺏기면 지도부 총사퇴 등 일대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내부 정파간 백가쟁명으로 여권의 권력지형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도 권한 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레임덕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국정운영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민주당의 진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탄핵 역풍과 내분 사태로 지지율이 2%대까지 추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원내 교섭단체 구성은 성공작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독자적인 캐스팅 보트까지 쥘 경우엔 의회에서 '꽃놀이 패'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가능해진다.

'일등공신'인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국회 개원 전 예상되는 전당대회서 당권을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원내교섭단체 이상의 의석 확보는 호남 중진들의 생존을 의미하기 때문에 당권을 둘러싼 새로운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소지도 없지 않다.

15석 안팎의 의석을 얻으면 추 위원장을 중심으로 생명력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으나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다른 정당으로 흡수, 해체될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자민련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목표를 이룬다면 자민련으로서는 캐스팅보트 정당으로서의 재부상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최근 1%를 밑도는 지지도는 이런 전망을 어렵게 한다. 충청권 경합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하는 사례가 속출, 16대 보다 훨씬 못한 결과가 나올 경우 자민련은 그야말로 군소정당으로 추락하면서 존폐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20석에 약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와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할 경우엔 보수정당 연합 등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김종필 총재가 최근 "총선후에는 선진국처럼 보혁으로 분명히 나눠져 정책대결을 하는 구도로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에서 그런 의도를 읽기도 한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

민노당은 최초의 원내 진출 진보정당으로서 국회의 구성 자체는 물론, 입법 활동 등에서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민노당은 당초 원내진출 자체를 목표로 삼았지만 선거전 돌입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정당 지지율에 힘입어 어느덧 10석 이상의 의석을 노리고 있다. 일부에선 원내교섭단체도 꿈꾸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민노당은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정책에서 공조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원내진출 정당 중 이념 정책 스펙트럼 면에서 우리당과 가장 근접해 있기 때문에 여당과 정책·입법공조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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