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치안 상황 악화로 연합군 사상자가 속출하자 이들을 전장으로 보낸 부모들의 애끓는 심정이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미국에서는 주방위군인 세 딸을 이라크로 보낸 부모가 막내 딸의 전사를 통보 받고 살아있는 두 딸을 귀국시켜 달라고 호소, 미국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위스콘신주에 사는 존 위트머씨 부부는 주 방위군 헌병대에 소속된 막내딸 미셸(20) 일병이 9일 바그다드에서 험비 차량을 타고 가다 매복공격으로 사망하자 쌍둥이 레이첼(24)과 채러티의 귀국을 국방부에 요청했다. 미셸의 부대는 당초 이라크를 떠나야 할 부대였으나 치안사정 악화로 120일간 근무가 연장된 상태여서 부모의 심정은 더욱 애통했다.
위트머 부부는 11일 이런 사연을 가족 홈페이지에 올렸고, 이는 미국인들의 가슴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비보가 전해지기 전까지만해도 "계속 기도하라.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 다 됐다" 등의 문구와 세 자매 사진 등으로 꾸며져 가족의 유대를 확인하던 이 홈페이지는 이제 슬픔을 확인하는 곳이 돼 버렸다.
존 위트머씨는 "딸들이 이라크에 있던 지난 1년처럼 앞으로 1년을 더 살 수 없다. 우리 가족이 당한 희생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쌍둥이들은 동생 장례식 참석차 일시 귀국한 상태인데 이들이 원할 경우 당장 본국 근무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군 규정에 따르면 적대적인 지역에서 함께 근무하는 형제 자매 중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살아있는 가족들은 적대 지역에서 근무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라크 과격 시아파들이 치안을 장악하고 있는 카르발라에서 근무 중인 불가리아군의 부모들도 사상자가 잇따르자 12일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대통령에게 주둔지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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