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훨씬 나은 분들이 많은데 제가 상을 받게 돼 민망스럽습니다."20일 제2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올해의 장애 극복상'을 수상하게 된 김세현(53·사진) 광주 북구 보건소장은 지난해 3월 장애인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보건소장이 된 인물이다.
어렸을 때 뇌성마비를 앓은 후유증 때문에 몸이 온전치 못한 3급 장애인이라 휴학과 복학을 거듭하느라 6년 과정의 의대(전남대)를 10년 만에 졸업했다. 인턴으로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1년간을 방황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 후 은사의 권유도 있었고, 그 자신 진정한 인술을 펴야겠다는 생각으로 1981년 보건소를 택해 8년 만에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22년 만인 지난해 보건소장으로 임용됐다.
"개인병원에서 푸대접 받는 '영세민 카드'(의료보호 카드) 소지자들 가운데 가난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은데, 그 분들에게 극진하게 대하려고 노력해왔지만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어눌한 말투와 불편한 거동 때문에 처음에는 편견을 갖고 안 좋은 눈치를 보이던 환자들도 진료에 성의를 다하는 그를 몇 번 대하고 나면 표정이 풀린다고 한다. 그는 "평소 좋아하는 글귀가 있다"면서 "'희망과 용기','역지사지(易地思之)'이 두 마디를 항상 가슴에 품고 산다"고 했다.
김 소장 외에 이영민(44·여·지체장애 1급·마라복지센터 원장), 김계원(57·상이1급·신창산업 사장), 신종호(48·지체장애1급·비올라 연주자), 조구호(51·시각1급·축산인)씨가 '올해의 장애 극복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민훈·포장을 받는 장애인복지유공자로는 김영주(70·성린원 원장), 이재서(51·시각장애·세계밀알연합회 회장), 손원재(44·명성교회 부목사), 선동윤(46·서울의지 대표), 박용봉(76·시각장애), 박정은(62·여·한국뇌성마비복지회 부회장), 간은태(46·삼남장애인보호작업장 시설장), 유영미(44·한국장애인부모회 인천지회장) 등 8명이 뽑혔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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