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의 새 흐름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던 '사이버 선거운동'이 기대에 비해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 후보가 인터넷 여론을 중시, 사이버팀을 운영하며 홈페이지 관리 등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들인 품 만큼 방문자수 등에서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당초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연설회와 합동연설회가 없어져 온라인상에서의 민심 공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노력보다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게 사실"이라는 부산 한 후보측 사이버 전담관리자(27)의 말처럼 예상은 빗나갔다.
수도권의 한 신인 후보 측은 "새 선거운동 방식을 반겼는데 실제로는 지명도가 낮은 신인은 온라인에서도 고전하게 돼 있더라"며 "정착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경기 신도시 지역 한 현역 의원측 사이버 홍보담당자는 "1년 전부터 꾸준히 홈페이지 를 관리해 와 그나마 우리는 상황이 낫다"면서 "축적된 콘텐츠로 안정적으로 방문자를 확보 하는 등 기본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며 선거용으로 반짝 홈피를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에 사이버 선거운동이 저조했던 이유는 "박풍 노풍 등 오프라인에 연이어 불어닥친 거대한 바람 탓으로 인터넷을 통한 후보 검증 등 인물에 대한 관심이 엷어졌기 때문"이라는 데 많은 후보 진영이 공감했다.
또 일부 '사이버꾼들'이 인터넷 선거판을 흐려 오는 손님마저 쫓아낸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 쪽이 언어 폭력을 퍼붓고 반대편에서는 또 그걸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보니 결국 선수들간 소모전에 머물면서 후보와 유권자의 쌍방향 소통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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