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굿 본즈!"벌써 5경기째 방망이의 침묵. 5회말 2사 1, 2루 영웅이 방망이를 움켜쥔 채 말없이 마운드를 노리는 동안 13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SBC파크를 점령한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팬 4만 2,548명의 입에선 "우∼", 투수를 향한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밀워키 선발 매트 키니가 이마의 땀방울을 쓸어 내린 뒤 '홈런왕' 배리 본즈(39)의 방망이가 도사리고 있는 타석에 공을 뿌렸다. 3개 모두 볼. 첫 타석에서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본즈를 걸러 꼬리를 내렸던 키니였다.
볼카운트 1―3,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본즈는 키니의 5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가 날아오자 주저 없이 끌어당겼다. 본즈의 열망이 담긴 공은 오른쪽 담장을 넘은 것도 모자라 야구장 밖 매코비만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비거리 135m) 개막전에 이어 시즌 2호.
"홈 구장에서 역사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던 메이저리그 19년차 본즈는 그 약속을 지켰고 개인 통산 660호로 자신의 야구대부 윌리 메이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역대 홈런 공동3위에 올랐다.
수제자의 홈런을 지켜본 대부 윌리 메이스는 함께 올림픽 성화를 봉송했던 기억을 떠올리듯 다이아몬드 25개(본즈의 등번호)가 촘촘히 박힌 성화봉을 건네며 볼에 키스했다. 역대 홈런 1위 행크 아론(755개)과 2위 베이브 루스(714개)를 따라잡긴 아직 이르지만 최근 4년간 평균 53개의 홈런을 쳐낸 본즈는 "모두 이룰 것"이라며 자신만만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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