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모든 선거가 그러했지만 특히 내일 치러지는 4·15총선에서는 투표율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판세가 요동이 심한 데다 세대간 갈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연령별 투표율이 배 차이가 나는 현실에서 투표에 소극적인 젊은층의 투표율은 박빙의 승부처에서 결정적 요인이 된다. 여기에다 처음 도입된 1인 2투표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땅히 찍을 사람이 없어 기권하려 했던 유권자도 지지정당을 도와주기 위해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의 연령별 유권자는 20대 787만(22.1%), 30대 887만(24.9%), 40대 812만(22.8%), 50대 471만(13.2%), 60대이상 600만명(16.9%)이다. 하지만 2000년 총선 투표율은 60세 이상 75.2%, 50대는 77.6%였지만, 20대는 36.8%, 30대는 50.6%로 많은 차이가 났다. 60대 이상은 숫자는 적지만 투표 참여자는 많다. 20대의 투표 참여자는 280만이지만, 60대 이상은 450만명이나 된다. 젊은층 투표율이 높으면 열린우리당이 유리하다는 예측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이 장년층 표를 결집시켰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
■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예상투표율을 60∼65%로 잡는다. 중앙선관위는 69.1%라고 예측한다. 2000년 총선의 57.2%보다 높다. 역대 총선의 투표율은 갈수록 떨어져 왔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투표의사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지난 선거 때보다 월등히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1988년 총선은 75.8, 1992년은 71.9, 1996년은 63.9% 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 2002년 대선은 70.8%였고, 2002년 지방선거는 48.8%까지 떨어졌다.
■ 어느 연령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어느 당과 어느 후보에 유리하다는 분석과는 별도로 가능한 한 많은 유권자가 투표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어느 나라든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골머리를 싸맨다. 저조한 투표율은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선관위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를 패러디한 선거참여 포스터를 만들고 인기 연예인을 내세워 한 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주인의식과 참여정신이다. 자신의 귀중한 한 표가 정치판을 새롭게 하고 나라의 장래를 결정한다는 생각을 할 때 투표율은 높아질 수 있다.
/이병규 논설위원 veroic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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