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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오늘 "선거운동 열전 13일" 마감/눈물정치가 정책선거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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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오늘 "선거운동 열전 13일" 마감/눈물정치가 정책선거 가렸다

입력
2004.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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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선거운동이 14일 밤12시로 막을 내린다.이번 총선전의 특징은 한 마디로 감성 자극과 이벤트 정치로 요약할 수 있다. 후보자의 자질이나 능력 정책 공약은 당 지도부와 후보들의 연출된 허상(虛像) 이미지에 가렸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학자들은 "이미지만으로 승부가 결정되면 결국 국민이 더 많은 짐을 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서강대 정외과 손호철 교수는 "과대 포장된 제품을 고르면 유권자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감성 정치의 부작용을 경계했다.

감성 자극 난무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 각 당 지도부의 선거 운동 코드는 단연 '눈물'이었다. 역대 선거에서 보기 어려웠던 큰 절과 단식, 삭발도 등장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방송 연설에서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얽힌 얘기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박 정권 시대의 경제 개발과 현 정권의 경제 실책을 감성적으로 대비시킨 것. '눈물정치'라고 비난했던 우리당도 못지 않았다. 우리당은 국회에서의 탄핵안 가결 저지 당시 몸부림과 절규, 임종석 의원의 눈물을 방송 광고로 활용했다.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도 호남 민심을 돌리기 위해 광주에서 눈물 바람을 했다.

노인 폄하 발언 당사자인 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한동안 경로당과 대한노인회를 찾아다니며 큰 절을 하는 게 일이었다. 그는 막판에는 지지세 재결집을 위해 단식에 돌입했다.

후보자들도 감성 호소전에 너나 없이 뛰어들었다. 대구 수성 갑과 을의 우리당 김태일 윤태홍 후보는 "한나라당의 TK 싹쓸이를 막아달라"며 11일부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여러 이유로 머리도 밀었다. 한나라당 송광호(제천·단양) 후보는 국회 탄핵안 가결 과정에서 우리당 임채정 의원에 대한 폭행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민주당 정호선(인천 남구 갑) 후보는 국가 위기 극복 다짐을 위해 삭발했다.

이벤트 정치 한나라당은 '차떼기' 이미지 탈피를 위해 선거전 개시 직전 여의도 천막 당사로 옮겼다. 박 대표는 '차떼기' 참회를 위해 지난 달 28일 조계사에서 108배를 올리기도 했다.

앞서 우리당도 재벌 돈 2억원이 창당자금으로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자 이미지 제고라는 비슷한 이유에서 영등포 농협 공판장으로 이전했다. 민주당 추 위원장은 "한·민공조를 참회한다"며 광주 도청앞에서 망월동 5·18 묘지까지 사흘에 걸쳐 3보1배 고행을 자처했다. 우리당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도 절박성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로 비쳐지는 측면이 있다.

후보들의 이벤트 아이디어도 만발했다. 수도권에 출마한 한 후보는 광주 5·18 묘지까지 도보 순례를 했고, 부산에 출마한 한 후보는 천막 단식 유세전을 폈다. 또 일부 후보는 낡은 정치를 쓸어내겠다며 빗자루를 들고 다니고, 어떤 후보는 같은 이유에서 쓰레기차를 개조해 유세차량으로 활용했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거나 계백 장군의 갑옷을 입은 후보도 눈에 띄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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