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 악화와 9·11 테러 경고 묵살 논란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다.지난 주는 스스로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할 만큼 부시 대통령에게는 최악의 시간이었다. 시아파까지 가담한 이라크 인들의 저항이 본격화한 4일 이래 미국인 70명여 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부시 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9·11 진상 조사 청문회의 증언대에 서고, 극비 중 극비로 분류되는 대통령 일일보고(PDB)까지 공개했지만 테러 대응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부시 대통령은 1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14일 오전 9시30분)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공식 회견을 갖기로 했다.
올들어 첫 번째이자 3년 여 재임기간 중 세 번째로 열리는 황금시간대 회견이다. 이번 회견에는 상황반전의 기대가 깔려 있다. 그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러 현안이 재선 선거 운동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백악관 참모들의 위기감도 그를 회견장으로 밀어냈다.
12일 발표된 뉴스위크 여론조사 결과 부시의 대 테러 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올해 초 70%에서 59%로 떨어지고, 이라크 정책 지지도는 51%에서 44%로 급락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부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라크 상황의 긍정적 측면과 연방수사국(FBI) 등 정부의 테러 예방 노력을 설명할 경우 여론은 다시 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과연 그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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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이라크에서 납치된 일본인 3명의 석방을 위해 진두지휘를 하는 적극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사건이 발생한 8일 이후 줄곧 인질 가족들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에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출연해 석방을 호소하자는 정부 내 아이디어도 채택하지 않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측근들은 "총리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면 범인들의 의도에 말려들어 범인들만 이롭게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가족들이 "무사 석방을 위해 자위대 철수도 고려해 달라"는 입장이고 알 자지라 출연도 역시 자위대 철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 뻔해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고이즈미 총리는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씩 갖던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9일부터 한 번으로 줄였다. 그나마 사건에 대한 질문에는 평소의 거침없는 언변과는 달리 "말할 수 없다", "모른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주말이었던 8, 9일에는 총리 관저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채 외무성과 내각 관방으로부터 보고만 받았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총리가 애쓰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외무성을 방문해 격려한다든지 인질 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필요한데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에게 통째로 떠밀어 놓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 같은 지도력 부재 비판에 대해 "비판하는 분도 있는 것 같지만 전력을 다해 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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