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이어 상가 분양가도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거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이에 따른 상권 침체 등 시장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분양된 택지지구 내 상가의 경우 평당 9,000만원이 넘는 고가 분양이 이뤄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상가 거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등 택지지구 내 사업 주체들은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상가를 분양하고 있어 사실상 공기업들이 분양가 거품 조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수 십대 1이 넘는 입찰 경쟁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 온 상가 시장이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입주율이 10%에도 못 미치고 있는 데다 상권 형성의 척도인 권리금마저 최고 20% 넘게 하락하는 등 거품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 114가 수도권 주요 25개 상권을 대상으로 시세변동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상가 권리금은 평균 3.7% 떨어진 가운데 로데오거리로 유명한 양천구 목동오거리역 주변과 서대문구 이대 앞 상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5%와 21.6%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택공사가 인천 삼산지구에서 공급한 6.2평짜리 상가 점포는 평당 9,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앞서 분양한 부천 상동3지구도 입찰 예정가의 4배가 넘는 평당 5,200만원에 낙찰되는 과열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택지공급 주체의 공개입찰 방식을 통한 공급 방법에 문제가 있어 상가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자들의 경쟁 심리를 부추겨 높은 낙찰가로 분양된 상가가 주변 상가 시세를 상승시키고, 이는 다시 일반 민간 업체들이 공급하는 상가 분양가까지 끌어 올리는 구조적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주공이 인천 삼산지구에서 분양한 상업용지의 최저 예정가는 660만∼700만원 선이었으나 경쟁입찰을 통해 평당 1,4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프리미엄을 더해 다른 사업자에게 이 땅을 되팔았고 토지 매입자는 앞서 분양된 인근 중동지구 상가(1층 기준 평당 1,900만∼2,300만원 분양)보다 평당 500만∼600만원 높은 평당 2,400만∼2,900만원에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일부 점포는 아예 공개 입찰을 통해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상가분양 전문업체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매출 부진을 겪는 업체가 늘면서 권리금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상가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로 분양되는 상가 분양가가 치솟고 있는 것은 거품일 가능성이 크며 투자 실패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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