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롯데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여택수(사진)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은 13일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되자 '올 것이 왔구나'하고 조마조마하면서도 내심 '이 정도는 안 나오겠지' 생각했었다"고 말했다.여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 수사 기간 동안 많은 혼란과 갈등을 겪었다"며 이같이 말하고, 롯데로부터 돈 받은 사실이 밝혀지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과거에는 돈을 갖다 주는 사람도 없어 어렵게 손 벌려 가며 힘든 과정을 지내왔으나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가 된 뒤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여기저기서 후원금을 제의해 왔다"고 말했다. 또 당선 이후 "노 대통령으로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잘못 휘두르면 많은 사람이 다친다. 항상 절제하며 지내라'는 가르침을 받아 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여씨에게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사실상 뇌물을 받아 대통령과 정부에 엄청난 도덕적 타격을 입히고 국민에게 큰 좌절을 줬다"며 징역 3년에 추징금 3억원을 구형했다. 여씨는 "하루하루 반성하면서 법원에서 내린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최후 진술을 마쳤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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