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 재건축 아파트 발(發) '제2의 집 값 폭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이상 급등 현상은 조합원들의 과도한 '건축비 떠넘기기'가 주원인인 것으로 나타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개발이익환수제 도입 등의 부동산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3차 동시분양으로 나온 잠실 4단지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가 당초 예상을 넘어 비 로열층이 평당 최고 2,200만원에 달하면서 분양 대기중인 인근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연쇄 폭등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고가 분양된 잠실 4단지의 청약률이 최고 335대1에 이르는 과열 양상까지 빚어지면서 인근의 잠실 2단지 주공 15평형 매매가는 열흘도 안된 사이 6억5,000만원에서 7억1,000만원으로 6,000만원 급등했다. 같은 단지 19평형도 7억8,000만에서 8억3,000만원으로 평균 5,000만원 상승했다. 잠실 5단지 34평형도 6억5,000만∼7억1,000만원으로 일주일새 4,000만원이 넘게 올랐다. 덩달아 주변의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 둔촌동의 재건축 아파트도 2,000만원이 넘게 호가가 올라갔다.
재건축 단지의 이상 폭등 현상은 올해 대규모 재건축의 첫 테이프를 끊은 잠실 4단지 조합원들이 자기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 분양가를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주 잠실 4단지는 단 한 가구뿐인 1층 50평형의 분양가를 평당 2,200만원(11억529만원)으로, 비 로열층이 대다수인 34평의 분양가를 평당 2,000만원선(6억7,843만원)으로 책정해 일반 분양했다
이로 인해 재건축을 추진중인 인근 단지들이 이 기준에 맞춰 매도가를 일제히 올리는 도미노 현상이 빚어졌다. 재건축시 7,000만원만 추가 부담하면 33평형을 받는 잠실 2단지 13평형의 경우 지난달 말에는 4억8,000만원 수준이었으나 4단지 분양가 발표 이후 일주일 사이 5,000만원이 뛰어 5억3,000만원이 됐다. 그러나 이 가격대도 잠실 4단지(34평) 일반 분양가에 비해 7,000만원이나 낮은 수준이라 앞으로 최소 5,000만원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대상인 잠실 1,2,3,5단지와 잠실 시영 아파트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잇달아 일반 분양할 예정이어서 자칫 10·29대책 이후 6개월여 지속된 집값 안정 기조가 흔들릴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강남 집 값 폭등의 발원지였던 잠실 재건축이 또 다시 제2의 집 값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잠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이상 폭등으로 송파구는 20일께 결정되는 주택거래신고제 지역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최민섭 유니에셋 상무는 "정부는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나 고가 분양 규제책 등의 보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서울 6억이상 아파트 올 10% 증가
올 1분기 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높아지면서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최근 석 달 만에 10% 이상 크게 늘어났다.
12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네인즈가 서울지역 아파트 3,079단지, 126만2,831가구를 대상으로 한 시세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평균 2.2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71%)에 비해 3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6억원이 넘는 고가아파트 수는 올 초 11만3,506가구에서 4월1일 현재 12만5,598가구로 석 달새 10.6%(1만2,092가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6억원 이상 아파트는 1분기 평균 2.68% 올라, 6억원 미만 아파트(2.03%)보다 더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단지별로는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가장 큰 폭으로 올라, 1차 101평형과 124평형, 2차 41∼93평형 등 총 11개 평형이 3억원 이상 올랐다.
또 재건축을 추진 중인 삼성동 해청아파트 41평형과 개포 현대2차 등도 모두 2∼3억원 이상씩 올라 강남권 아파트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