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서 숙연해질 때가 있다. 특히 실제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을 스크린으로 옮긴 논픽션이 더욱 그렇다. DVD로 감상하는 논픽션영화는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DVD는 영화 뿐 아니라, 부가영상을 통해 실제 주인공의 모습이나 관련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난주 출시된 '베로니카 게린'. 마약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아일랜드 조국의 암울한 현실에 분노해 선데이 인디펜던트지의 여기자였던 그는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마약밀매단의 내막을 집요하게 파헤쳤다. 96년 6월, 밀매단에게 안타깝게 암살당했지만 그녀의 보도와 죽음으로 아일랜드의 마약밀매는 자취를 감췄다. DVD에는 그녀의 생전 모습과 가족 사진은 물론, 죽기 6개월 전 국제 신문자유상을 받고 시상식장에서 펼친 감동적인 연설 광경이 그대로 수록됐다.
14일 DVD로 발매되는 셀마 헤이엑 주연의 '프리다'.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다룬 영화로 남편인 멕시코 벽화운동의 기수 디에고 리베라, 레온 트로츠키와의 사랑과 예술을 엿볼 수 있다. DVD에는 그녀의 실제 살던 집과 활동무대, 작품들을 보여줘 영화의 이해를 돕고 있다.
홀로코스트 영화의 대표적인 논픽션영화 '쉰들러 리스트 특별판(SE)'과 '피아니스트 한정판(UE)' DVD에도 유태인들의 실제 증언과 폴란드의 천재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프 스필만의 생애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제공돼 전후 세대에게도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일깨워준다.
'캐치미 이프 유캔 SE' DVD에는 실제 주인공인 프랭크 애버그네일이 영화의 자문을 맡은 모습과 사건을 회고하는 영상까지 수록해 더욱 흥미롭다. 196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그의 놀라운 수표사기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 실화다. 심지어 그는 이 영화로 엄청난 로열티까지 벌어들인 셈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수학자이자, 9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존 포브스 내쉬의 고난과 역경을 다룬 영화 '뷰티풀 마인드'. DVD에는 내쉬의 실제 모습이 소개된다. 내쉬 역을 맡은 러셀 크로와 대화 나누는 광경을 비롯해 노벨상 시상식 장면과 인터뷰를 통해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애드 해리스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폴락'. 20세기 중반의 걸출한 뉴욕화가인 잭슨 폴락의 삶을 다룬 영화로 DVD에는 실제 잭슨 폴락이 작업하는 모습과 그의 작품 세계가 다큐멘터리로 수록됐다.
미국과 베트콩의 첫 대규모 전면전인 1965년 아이드랑 계곡 전투를 담은 영화 '위워 솔저스'. 멜 깁슨이 연기한 할 무어 중령이 당시를 회상하며 그 나름대로의 역사관을 들려줘 DVD만의 소장가치를 높였다. 이밖에도 '알리' '간디'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 DVD로 볼만한 논픽션은 무궁무진하다.
/DVD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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