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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DVD 몸값 치솟는다/ 감독서명·소량생산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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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DVD 몸값 치솟는다/ 감독서명·소량생산 한정판

입력
2004.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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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김지운 감독 가운데 누구의 서명이 더 비쌀까? 답은 봉준호 감독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두 감독의 친필 서명이 든 DVD 가격을 보면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한정판' DVD는 정가의 10배 가까운 20만원,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 한정판' DVD는 원래 가격보다 약 2배 비싼 4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감독의 서명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값이 2∼10배로 뛰었다.이처럼 감독 서명 또는 수량이 제한된 한정판 DVD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찾아보기 힘들다는 희소성 때문에 상품 가치가 급등한 이 타이틀들은 귀족 대우를 받는 프리미엄 DVD로 꼽힌다. 이들은 소장가치를 따지는 수집가들의 표적은 물론, 주식이나 부동산 투기꾼처럼 시세 차익을 노린 장사꾼의 치부수단이 되기도 한다.

최근 DVD 애호가들 사이에 화제가 된 프리미엄 DVD는 영화 개봉후 11년 만에 DVD로 처음 선을 보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 콜렉터스 기프트 세트'. 고급 패키지와 80페이지 분량의 영상집, 영화음악음반 등으로 구성된 이 DVD는 국내에 100개만 들어왔다. 제작사인 유니버셜 픽처스 코리아의 공식 판매가는 10만100원. 그러나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가격은 30만원까지 뛰었다.

우리영화 가운데 최고의 프리미엄 DVD로 꼽히는 작품은 '엽기적인 그녀 한정판' 가운데 주연배우 전지현의 서명판. 정가는 2만7,500원이었으나 평균 20만원에 거래됐으며, 이마저도 물건이 없자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격이 30만원까지 뛰었다. 앞서 나온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DVD도 중고가 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별히 공들여 만들지는 않았으나, 제작사인 미국 브에나비스타에서 일찌감치 생산을 중단해 버려 희귀 타이틀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DVD의 열기는 국내 뿐만이 아니다. 외국에서 만든 DVD 가운데에서는 미국 크라이테리온사에서 소량 한정생산한 타이틀들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살로 소돔의 120일'. 미국의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e베이에서 500달러 이상을 호가한다. 존 우 감독의 '첩혈쌍웅' DVD도 물건이 귀해 40만원에,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도 25만원에 팔리는 귀한 존재들이다.

국내에서 유독 귀한 대접을 받은 타이틀은 일본의 B급 공포물인 '기니피그 박스세트'. 영화배우 찰리 쉰이 실제 살인장면을 찍은 스너프 필름으로 오해해 경찰에 신고한 사건으로 유명한 이 작품 세트는 잔혹 영상 때문에 국내 수입 금지된 품목. 때문에 지하로 들여온 10만원대의 박스세트가 90만원까지 폭등해 화제가 됐다.

프리미엄 DVD가 애호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자 아예 희귀 타이틀만 거래하는 dvd4989닷컴(www.d4989.com)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이곳은 매일 입수되는 프리미엄 DVD를 경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제작사들은 프리미엄 DVD의 인기를 마케팅에 적절히 이용, '한정판'이라는 꼬리표를 남발하고 있다. '8명의 여인들' '라스트 사무라이' '러브 액추얼리' 등이 이 달 말과 다음달 중 패키지를 색다르게 만든 한정판으로 나올 예정이다.

국내 최대 DVD 애호가 모임인 DVD프라임의 박준홍 대표는 "프리미엄 DVD가 지나친 투기수단으로 쓰이는 것은 문제이지만, 국내 수집가층도 그만큼 늘어났다" 며 "이를 비판하기보다는 DVD문화 확대의 한 측면으로 해석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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