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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新성장 동력 나노기술 개발에 전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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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新성장 동력 나노기술 개발에 전력해야

입력
2004.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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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극미세) 기술이 21세기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여러 첨단 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많은 장애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 동시에 미래의 신산업을 창출해 낼 기술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 분야의 경우 집적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회로선폭 간격을 100나노미터(10억분의 100m) 이하로 축소해야 하는 제조공정상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2000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21세기에도 지구적 리더십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나노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고 선언한 이래 일본, 유럽연합, 중국 등 거의 모든 나라가 국가적 프로젝트로 나노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1년 '국가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연구개발 및 고급인력 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나노 기술은 미세물질을 다루는 물리, 화학, 생물학 등의 기초학문과 미세가공(공정)을 다루는 공학이 어우러진 학제적 성격의 기술이다. 정보기술(IT)이나 생명공학기술(BT)과 같이 최종 형태가 분명한 산업과 직결된 기술은 아니지만 전통산업의 혁신은 물론 다양한 첨단 산업 발전에 기여할 원천 기술 내지는 기반 기술에 해당한다.

나노 기술(소재)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예로 거대자기저항 소재를 들 수 있다. 여러 층의 나노구조를 가진 거대자기저항 재료(PC에 장착되어 있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읽기 헤드 소재)가 시장 규모 40억 달러 수준의 자기저항 재료를 완전히 대체하는 데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재료의 잠재적인 시장을 합하면 수백억 달러가 넘는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의 나노 기술 투자가 곧 1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의 나노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약 75% 정도이며 투자 규모는 선진국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도 선진국 못지않게 나노 기술 개발 붐을 조성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 때다. 이 시점에서 현실을 정확히 분석하고 국가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가진 것, 가질 수 있는 것, 가질 수 없는 것을 평가하여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선택과 집중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성공의 관건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얼마나 끌어내느냐이다. 최근 대형화되고 있는 연구 형태는 초기 단계의 아이디어 발굴에는 적합하지 않다. 일차적 아이디어 검증에 필요한 작은 규모의 연구과제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나노 기술 연구 환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나노 크기 영역을 관찰(아이디어 검증)하는 데 필수적인 고가의 첨단시설이다. 정부가 나노 기술 집적센터를 구축하고 있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대규모 시설과는 별도로 특성을 공유하는 연구집단들을 위한 중소 규모 공동 장비 시설을 구축하여 연구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제 나노 기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우리 연구자들의 창의력은 세계에 자랑할 만하다. 연구원들이 국민의 신뢰를 등에 업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전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박종구/ KIST 나노재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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