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의 미국 공격 가능성을 담은 '8월6일 대통령 일일 보고(PDB)'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36일 전 자신에게 보고된 정보의 긴급성을 평가절하했으나 일부 9·11조사위원과 민주당측은 부시 정부가 구체성을 띤 테러 정보를 무시했다며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8·6 PDB의 해석 문제는 9·11 이전 부시 정부의 테러 대응 및 부시 대통령의 국가안보 임무수행 능력에 논란을 증폭시켜 대선을 앞둔 미 정국에 또 하나의 쟁점으로 부상할 태세다.
부시 대통령은 11일 텍사스 포트후드의 병원을 방문, 이라크전 부상 군인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나는 그 메모에서 미국 땅에 대한 공격이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어떤 정보도 보지 못했다"며 9·11 이전 테러 경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변호했다.
부시 대통령은 "물론 빈 라덴이 미국을 싫어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문제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우리를 공격하느냐는 것이었다"며 "어떤 특정한 정보가 있었다면 그것을 막기 위해 나는 산이라도 움직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여름 연방수사국(FBI)가 국내 테러 위협을 조사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FBI의 테러 대응 능력이 이번주 9·11 진상조사위 청문의 초점이 될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9·11 진상조사위의 민주당측 위원인 리처드 벤-베니스테는 이날 CNN에 출연, "PDB가 9·11 테러를 막을 만전의 해결책을 담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토록 했다"며 "이 메모는 테러 공격의 강력한 가능성을 대통령에게 경고해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의 참모인 랜드 비어스도 "'빈 라덴 미국내 공격 결심'이라는 보고서의 제목은 그저 가볍게 선택된 것이 아니다"며 "그 메모는 미국 내부에서 몇 가지의 구체적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수 개의 정보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9·11 진상조사위는 10일 발표된 PDB외에 부시 정부와 전임 빌 클린턴 정부에 제공됐던 알 카에다 관련 PDB 문건에 대한 비밀해제를 요구하는 등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11 진상조사위의 토머스 킨 위원장은 "몇 명의 위원들이 오사마 빈 라덴을 언급하는 부시 정부 하의 보고서 40여종을 포함 두 정부의 정보 문건에 대한 접근권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측 위원인 로버트 케리 전 상원의원은 "이번 PDB 공개로 이런 보고서들의 중요성이 드러났다"며 "우리는 이런 보고서 모두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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