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이 막판에 접어들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대와 50대의 부동층이 40%에 육박, 이들의 향배가 총선 결과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8일 MBC 여론조사에선 부동층이 25.8%로 나타나 선거운동 개시 직전 보다 무려 9.5%포인트나 늘어났다. 10일 조선일보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무응답층은 23.7%로 조사됐다.
특히 '앞으로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자가 24.9%에 달했다. 10일 경향신문과 ANR 조사에서도 부동층은 34.9%에 달했다.
이처럼 선거전 막판에 표심이 흔들리는 이유에 대해 총선전 내내 탄핵 역풍과 박근혜 바람, 노인폄하 발언 등 메가톤급 '바람'이 유권자의 표심을 번갈아 흔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세대간 대결 양상으로 50대 이상 장·노년층이 자신의 표심을 감추는 '전략적 무응답' 현상도 한 이유로 지적된다.
부동층(ANR 조사 기준)은 50대(40,5%)와 60대 이상(45.9%), 강원(44.4%)과 대구·경북(44.1%)에서 많았다. 반면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표심 변동층'(한국갤럽 조사 기준)은 20대가 가장 많았다. 또 호남과 수도권 유권자의 40%와 35%가 지지후보 교체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여론조사기관들은 TK·호남의 50대와 수도권의 20대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핵심 부동층이라고 지목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TK와 호남의 50대가 가장 두터운 무응답층"이라며 "이들은 순수한 부동층이라기 보다는 자기 표심을 숨기는 위장 부동층"이라고 분석했다.
50대 이상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당 편향성이 강한 투표집단. 따라서 "이들이 탄핵 역풍으로 우리당 지지나 무당층으로 빠져 나왔다가 '노풍(老風)'이나 '박풍(朴風)' 이후 야당 지지나 무당층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부동층으로 잡혔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반면 수도권의 20대는 우리당 지지성향이 강하지만 충성도가 낮아 부동층으로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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