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와 언론이 최근 한 항만 노동자를 '노동영웅'으로 치켜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주인공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항의 컨테이너 하역 크레인 작업 팀장 쉬쩐차오(許振超·46·사진)씨.
관영 인민일보 등은 11일 쉬쩐차오가 시간당 컨테이너 하역 속도에서 세계기록을 두번이나 갱신했다며 그를 "현대 산업노동자의 걸출한 대표"라고 격찬했다.
그가 이끄는 하역팀은 작년 9월 30일 시간당 381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작년 4월 27일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인 339개를 갱신했다. 중국 교통부는 이 같은 기록을 해외기관을 통해 인증 받음으로써 그는 새로운 노동영웅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언론은 중국의 열악한 노동·기술조건을 극복하고, 열정적으로 효율을 추구해 온 그를 "과학적 노동자"라고 찬양하고 있다.
중학교 졸업 직후 칭다오항 컨테이너 하역팀에 배치받아 지금까지 30년을 근무해 온 그는 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크레인 수리기술을 익혀 2000년 이후 800만 위안(12억원) 이상의 외화를 절약하기도 했다.
그가 노동영웅으로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치적으로 중국 정부는 그를 노동영웅으로 치켜세움으로써 자본가 입당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노동계급을 다독거리고, 무역강국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금까지 정책변화가 있을 때마다 적절한 노동영웅을 출현시키는 상징조작 기법을 써왔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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