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브랜드 웅진씽크빅 광고를 몇 년째 담당하면서, 새로운 CF를 촬영할 때마다 주위에서 어김없이 듣는 소리가 있다. "이번 트레일러는 뭐야?" 트럭 또는 트렉터 뒷부분에 연결된 견인차를 말하는 '트레일러'는 광고에서 마지막 부분에 호기심을 끌기 위해 액센트를 주는 장치를 뜻한다.그래서 마지막 3∼4초에 재미를 주는 컷이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을 집어넣어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광고를 '트레일러 광고'라고 한다. 한때 온 동네 꼬마들이 다 따라 하고 다녔던 오비라거 광고의 '오.비.라.거'. 시리즈나 최근 '묻지마 다쳐'라는 말을 유행시킨 018 광고 등이 대표적인 트레일러 광고들이다.
트레일러 광고를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웅진 룰루비데 CF처럼 광고가 다 끝났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난데없이 코믹한 장면이 삽입돼 웃음을 자아내거나 모델이 제품에 대한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전달면서 자사의 신제품을 살짝 홍보하는 방식 등도 있다. 요즘은 웅진 룰루비데 CF처럼 소비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한 트레일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호기심과 재미를 유발시켜 광고 전체에 숨결을 불어넣고, 15초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소비자들의 머리와 가슴속에 가장 빨리 들어가서 가장 오래 남을 수 있게 해주는 광고의 장치 중 하나가 트레일러다. 그래서 광고계에서는 "빅모델이나 참신한 기획도 중요하지만 '똘똘한 트레일러' 하나만 있으면 기분 좋고 유쾌하게, 그래서 성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시리즈로 나가고 있는 웅진씽크빅 광고는 일관되게 트레일러 광고라는 포맷을 유지하고 있다. 광고 마지막에 백지연 아나운서가 자신감 있고 힘있게 "창의력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나 아들의 백 점짜리 시험지를 부여잡고 아버지 김창완이 "씽크빅 은공입니다"라고 흐느끼던 것이 모두 트레일러 기법을 사용한 것이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CF도 역시 주인공 꼬마가 광고 마지막에 뜬금 없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형식으로 트레일러 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덕분에 주변에서는 "이번엔 어떤 트레일러 기법을 사용할지 기다려진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게 알고 나면 그만큼 더 많이 보이는 법.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도 오늘밤 TV에서 광고를 보실 때에는 개성 있게 꿈틀거리는 트레일러 기법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김다림 오리콤 전략3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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