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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쥐꼬리… 투잡스族 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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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쥐꼬리… 투잡스族 돼볼까

입력
2004.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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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에 종사하는 홍모(33)씨는 최근 회사에서 내달부터 월급의 30%를 삭감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계속된 경기 침체로 매출이 급감한 터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전세집을 옮기느라 5,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홍씨에게 이 같은 회사의 방침은 날벼락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아껴 써도 한 달에 30만원 정도의 적자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입이 30% 줄어든다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고민 끝에 홍씨가 생각한 묘책은 '투잡스'(Two Jobs).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한가지 일을 더해 줄어드는 소득을 벌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투잡스족이 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실 한가지 일로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세상에서 두가지 일을 동시에 잘 할 수 있는 팔방미인은 그리 많지 않다.

투잡스의 성공전략은 무엇일까. 창업 전문가들은 투잡스족이 되기 위해서는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이유 때문인 지, 특기를 살리기 위해서인 지,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인 지에 따라 직업 선택과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 부업을 가지기 전에 철저한 시장 조사를 한 뒤 타깃을 설정하고 주변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최근 투잡스족이 된 두사람의 사례를 통해 투잡스에 대한 구체적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 아침식사 배달업

제약회사에서 영업을 맡고 있는 이성수(34)씨는 1월부터 새벽에 아침식사를 배달하는 두번째 직업을 가졌다. 아이가 생긴 후로 아내가 직장을 그만 둬 수입이 줄어들었던 것. 부가수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씨는 본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부업을 할 것을 결심한 뒤 건강관련 업종에 눈길을 돌렸다. 최근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트렌드에도 생각이 미쳤다. 이렇게 결정한 것이 바로 아침 식사 배달업이다.

이씨는 아침식사 배달 전문업체의 가맹점을 개설한 뒤 새벽 3시부터 아침 7시까지 본사에서 제공받은 물품을 고객들에게 배달하기 시작했다. 본사에서 제공하는 물품은 완제품으로 공급되고 메뉴는 도시락, 주먹밥, 영양죽, 샐러드 등으로 다양했다. 가격은 2인분 분량 20회에 6만8,000원 선, 맞벌이부부나 중·고등학생을 둔 가정들이 주고객이다.

점포가 필요 없는 배달사업이라 창업비용은 총 1,00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원래 소유하고 있던 차량을 이용했고 개인적으로 홍보비용 60만원 정도를 더 투자했다. 초기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현수막을 설치하고 전단지를 배포하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현재 이씨의 고객은 60여명, 월 순수익은 100만원 정도. 하지만 사업 시작 3개월 째임을 감안할 때, 2∼3개월이 지나 사업이 안정 궤도로 들어서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씨는 "두가지 일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보상도 크다"며 "주중만 배달을 하기 때문에 주말 시간은 온전히 가족들을 위해 할애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 신개념 멀티 자판기

문화 관련 기획사에 근무하고 있는 김병규(32)씨는 최근 국민은행 강남대로점에 '로또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미래에 테마형 펜션 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라는 김씨에게 투잡스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단계이다.

김씨가 구입, 설치한 로또카페는 커피를 마시면 로또 복권을 받을 수 있는 신개념 멀티 자판기. 고객들은 로또카페 홈페이지에 접속, 회원가입을 하고 복권의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당첨여부를 알 수 있다. 그때마다 200원의 사이버머니를 제공받고 적립된 사이버머니는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영화관람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김씨가 로또카페 자판기에 마음이 끌렸던 것은 손님들이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기다리며 자판기 상단에 탑재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광고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복권과 온라인을 통해서도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확실한 광고효과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또 자판기 내에 정수기를 설치해 기존 커피자판기의 문제점이었던 '위생' 문제를 해결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자판기 한대 구입비용은 700만원. 본사의 장소 섭외팀이 장소를 물색해 유동인구가 많은 국민은행 강남대로점 현금지급기 옆에 자판기를 설치했다. 본사는 하루 평균 120잔의 커피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일평균 150잔의 커피가 팔리고 있다. 월평균 매출은 120만원 선. 김씨가 직접 자판기를 관리할 경우 90만원의 순수익이 남는다.

그러나 김씨는 본사에서 5년간 자판기를 대신 관리해주는 위탁방법을 택했다. 직장의 특성상 근무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는 있지만 제품이 떨어졌는지, 위생상태는 어떤지 매일 자판기에 신경을 쓰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 매달 본사로부터 받는 금액은 32만원, 여기에 동영상 광고를 수주했을 경우 광고수익의 20%를 추가로 받아 월 수익은 40여만원 선이다.

김씨는 인터넷을 통해 하루동안 커피가 몇 잔 팔렸는지, 수익은 얼마인지 체크한다. 김씨는 "자판기 사업은 적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분야지만, 구입 이전에 본사의 신뢰성과 자판기의 장단점을 정확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 '투잡스' 이것만은 유의!

1. 투잡스의 목적을 명확히 하라

2. 투자대비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라

3.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라

4. 시간관리 요령을 터득하라

5. 가족이나 동료의 지원을 얻어라

자료제공 : 한국창업개발연구원(www.changup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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