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도로 악화하고 있는 이라크 상황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도를 눈에 띄게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부시 대통령의 인기하락은 미 국민들 상당수가 이라크의 제2 베트남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여론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뉴스위크 인터넷판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8,9일 이틀간 미 국민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 민주당 대선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이 지지도에서 부시 대통령을 50%대 43%로 따돌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랠프 네이더 후보를 포함한 3자 가상대결에서도 42%대 46%(네이더 4%)로 케리 의원에게 뒤졌다.
그 동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시 부시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던 것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결과다. 이 조사에서 이라크가 제2의 베트남이 되는 상황에 대해 응답자의 40%는 "매우 우려한다", 24%는 "다소 우려한다"고 답했다.
미 국민의 3분의2가 이라크 상황을 회의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부시 대통령의 전반적 이라크 정책에 대해선 51%가 반대, 44%가 지지를 포명해 올해 초에 비해 찬반이 역전됐다.
그러나 응답자의 57%가 이라크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지지했고 또 63%는 최근 사태에 대응해 병력을 추가 파병해야 한다고 말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비판적 분위기에 힘입은 듯 미 민주당은 10일 부시 대통령의 군사력을 앞세운 일방주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분명한 어조로 6월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주권이양 계획의 연기와 보다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촉구했다.
민주당 칼 레빈 상원의원은 이날 "이라크 주권이양 과정에 유엔이 공식 참여하면 국제적 정통성이 부여되고 나토나 이슬람 국가 등이 군대를 보낼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유엔 개입과 6·30 시간표의 연기를 통한 국제사회의 참여 유도를 주장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주례연설을 통해 "주권이양 계획의 연기는 적들이 원하는 것"이라며 연기론을 일축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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