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판세는 요동치고 각 당의 득표운동은 필사적이다. 그래서인지 유권자를 현혹시키는, 혼탁한 논리와 공약이 부쩍 두드러진다. 유권자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당과 후보들의 지지호소가 얼마나 올바르고 진정한 것인지를 차근히 곱씹을 필요가 있다. 쏟아지는 말들 속에 숨어 있는 과장과 비약, 감정적인 극언들은 걸러서 들어야 한다.선거 막판에 집약되는 쟁점이 '거여(巨與) 견제'냐 '거야(巨野) 견제'냐로 모아지다 보니 극언들이 오간다. 안정적인 국정을 위해 '거야 국회'가 돼서는 안 된다는 호소가 지나쳐 '야당은 액세서리에 불과하다'는 과격한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압박하는 언행도 함부로 등장한다. 또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내놓는 공약들에 진실성과 실효성이 얼마나 담겼을지도 의문이다.
가령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여성 징치지도자들의 눈물과 치마폭에 싸여 선거의 본질이 흐려지게 됐다"고 한 발언은 자기를 외면한 채 상대를 탓하는 네거티브 수사의 한 전형이다. 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직접 나서 의원들에 대한 국민소환제의 입법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 역시 깊은 사려가 없어 보이는 시류 영합형 제스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정치권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말을 아꼈으면 좋겠다. 엊그제 한 토론석 상에서 있었던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의 발언을 놓고 벌이는 공방은 바람직하지 않다. 헌재의 지위를 흔들려는 발상이나, 헌재의 결정을 가정적으로 예단해 논란을 증폭시키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선동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현명한 유권자만이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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