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 저항세력에 납치된 일본인 인질 3명이 곧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무성 장관은 11일 "복수의 소식통으로부터 인질들이 석방될 것이라는 연락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라크 잠정통치기구(CPA)의 이라크인 고위 관리와 종교지도자로부터 인질들이 안전한 상태에 있으며 빠르면 이날 중 석방될 것이라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날 새벽3시 일본인 3명을 납치한 저항단체 '무자헤딘 여단'이 앞으로 24시간 내에 이들을 석방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알자지라에 팩시밀리로 보낸 성명에서 "수니파 이슬람성직자위원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본인 3명을 석방키로 했다"며 "이들이 이라크 국민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일본 정부는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지 않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면서 "일본 국민은 자위대를 철수하도록 일본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일본인 3명을 납치한 무자헤딘 여단은 "3일 내에 자위대가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을 경우 살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아랍국가들과 이라크의 종교지도자, 유력 부족장들의 협력을 얻어 무자헤딘 여단에 석방을 설득한 것이 효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1일 새벽 알자지라 등 아랍권 TV채널들을 통해 무자헤딘 여단에 보내는 가와구치 장관의 비디오 메시지도 방송했다.
도쿄(東京)의 홋카이도(北海道)출장소에서 대책을 협의하던 3명의 가족들은 석방 예정 소식을 전해들은 뒤 "살아있었다"고 환성을 올렸다. 가족들은 10,11일 알자지라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며 이라크의 어린이와 병자를 도와온 사람들"이라며 "무사히 돌려보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방일한 딕 체니 미 부통령과 12일 회담을 갖고 이번 인질 사건과 악화하는 이라크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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