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관련 방송3사의 토론 프로그램에 정책 대결은 없고,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공방만 난무하고 있다.2004 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미디어연대)는 10일 "3월19일부터 4월5일까지의 KBS, MBC, SBS 토론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 탄핵과 총선을 의제로 다룬 방송3사의 토론 대부분이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공방에 치우쳐 비생산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연대는 그 원인으로 토론 구성, 사회자의 역할, 패널 선정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일례로 SBS의 '대토론, 이것이 여론이다'의 경우 사회자는 출연자들의 감정적 공방을 요령있게 제지하지 못하고 방치해, 토론이 난삽하게 흐르는 데 한몫 했다는 것. 또한 지난 달 19일 방송한 '우리는 지금 위기인가 기회인가' 경우는 주제 자체가 모호해 제대로 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지나치게 정치인 위주로 출연자가 결정돼 후보자 '홍보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낳았다. 미디어 연대의 패널 분석 결과 총42명의 패널 중 정치인이 32명(76.2%)으로 대부분이었으며, 특히 정치인 32명 중 30명(90.6%)이 17대 총선출마 예정자였다. 이 중 전성철(한나라당), 유운영(자민련)씨 등은 실제 자신의 지역구를 설명하는 등 간접 홍보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폐단은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본격 시작된 정책 토론에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8일 방송3사가 합동 중계한 경제·민생 분야 제17대 총선 비례대표후보토론회는 각 당에 미리 주요정책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도록 했지만, 패널선정과 자질 부족으로 한 두 정당을 제외하고는 구체적 정책이 나오지 않아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미디어연대측은 "개정 선거법으로 미디어선거의 중요성이 커진 이번 17대 총선에서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책과 이념으로 각 당과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 시사프로 평가
대안 없는 KBS, 감성적인 MBC, 무관심한 SBS.
2004 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가 지난 3월26일부터 4월1일까지 방송 3사의 7개 시사 프로그램 중 17대 총선 관련 보도내용을 모니터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KBS는 지난 달 27일 '한국사회를 말한다'에서 지역주의와 금권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책임문제를 지적하는 등 참신하고 다양한 선거관련 주제를 소개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으나, 대안 모색이나 깊이 있는 접근이 없어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는 정책과 이념 등은 뒷전으로 미루고 정쟁과 감성 정치를 부각시켰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지난달 28일 방송한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시장, 산소 방문 등 동정취재에 긴 시간을 할애해 정치권의 '이미지 정치'를 홍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SBS는 '생방송 세븐데이즈'에서 지난달 28일 '실험! 선거관련 금품을 받으면 얼마나 신고할까' 코너를 방송한 것 외에 총선 관련 프로그램이 전무해 총선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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